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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창해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게이고의 마력은,
신선한 스토리의 발단 이후로,
이야기가 냅다 내달리는 글의 힘에 있다.
그런데, 이 책 역시,
참신한 스토리로 시작하지만,
실종된 여친을 찾아 나서는 찌질한 남자의 이야기부터는
내가 읽기 싫어하는 류의 지지부진함이 이어진다.
웃을 일이 아니야.
쳇, 기왕에 피를 나눈 사이라면 어디 부잣집 도련님으로 나타났으면 좋았잖아.(94)
미래에서 온 아들이라는 설정에,
아버지라는 작자가 내뱉는 언사는 철부지다.
아들은 얼마나 실망했을까.
남에게 빌붙을 생각만 하고,
한심하지 않느냐고 묻는 거예요.
내가 보기에는 한심해요.
멋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남의 음식까지 훔쳐 먹다니 들개랑 다를 게 없잖아요.
그래. 나는 들개야.
개나 고양이랑 똑같은 인생이야.(130)
이런 아버지의 인생에 주는 아들의 교훈.
어머니가 될 레이코에게
달려온 도키오가 들려준 말은...
계속 열심히 살아 주세요.
분명히 훌륭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470)
도키오라는 이름은,
때 시, 살 생... 時生.... 시간을 살아가는 아이다.
삶이란, 시간을 살아가는 일인데,
자칫하면, 도키오의 아버지 다쿠미처럼 되는대로 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