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작은 새
에쿠니 가오리 지음 / 문일출판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날마다의 빛깔을 조금 녹슬려고 하는 구릿빛, 낡은 유리창틀의 고동색, 오래된 먼지낀 커튼 빛... 이렇게 재미없는 빛깔이라 생각한다면, 창문을 열고, 커튼을 털고, 창틀도 한번 닦아보고 싶은 기분일 것이다.
나의 작은 새.
이 이야기에는 실망스럽게도 별 이야기가 들어있지 않았다.
그러나, 에쿠니 가오리가 늘 하듯이, 그 아무 것도 아닌 일상을 이야기로 만들어 냈다.
창틀로 날아든 작은 새 한 마리.
그 날부터, 새에게 집을 지어주고, 이불을 덮어 주고,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그 새는 간혹 투정도 부리고, 자기가 아프다고도 한다.
술을 마시면 자기도 술을 달라고 하고, 차를 마실 때 자기도 차를 마신다는 작은 새.
행운을 준다는 파란새만 쫓아 다닐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의 작은 새에게도 마음을 열어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던져 주는 가벼운 책이다.
책도 가볍고, 그림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게 만드는 여자, 에쿠니 가오리의 독특한 글을 언젠간 일본어로 읽어 보리라. 정말 그렇게 가볍고 톡톡튀는 느낌이 살아 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