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레이드 이브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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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의 2탄.

매스커레이드 호텔이 장편이라면, 이 책은 단편이 4편 실려 있다.

 

형사 닛타와 호텔리어 나오미가 주연인데,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탄탄함을 기대하기보다는,

흥미로운 인물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연작이다.

맛을 더해주는 인물로 '호즈미 리사'라는 여형사가 새로 등장하는 일도 재미있다.

 

매스커레이드(가면)은 인간이 혼자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쓰게 되는 '탈(페르소나)'이다.

그 가면은 형사나 호텔리어처럼 공식적인 직업으로서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호텔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정식 자기 이름을 잘 쓰지 않는다거나,

감추고 싶을 때는 카드를 사용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잘 꿰뚫은 단어다.

 

그 '이브'는 전야제나 전주곡 정도가 되겠다.

 

살다 보면

누구나 가면을 쓰게 되지만

그 표정은 어느덧 제각각의 모양으로 일그러진다.

세월과 사람과 상황에 부대끼면서 제각각 일그러졌기에

더욱 추하고 더욱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른다.

애써 지켜주려는 영웅의 가면이 있는가 하면

이기심으로 그것을 이용하려는 추한 가면이 있다.

선량한 가면 밑에 감춰진 추한 민낯을 똑똑히 봐버렸는데도

그것을 미처 다 파헤쳐내지 못하는 분함도 있다.

소설의 성공을 위해 씌워준 복면과

소중한 가족을 위해 뒤집어쓴 가면,

열광하는 자들이 쓴 위장의 가면이 뒤얽히면서 흥미로운 추리의 공간이 펼쳐진다.(342, 옮긴이의 말)

 

단편들이 연작으로 네 편 묶여 있고, 에필로그까지 쳐도 다섯 편이라,

마음 편하게 읽어갈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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