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 개정판
베티 스미스 지음, 김옥수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무는 어디에서든 자란다. 흙이 있으면, 거기에 풀씨가 떨어지고, 빗물이 고이면 싹이 트고 나무가 된다. 나무는 그렇게 자란다. 약간의 먼지에서도 나무는 자란다.

그래서 성장 소설은 아름답다.

어린 아이가 화자로 나오는 소설들이 가지는 아련한 향수,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알콜중독자 아버지와 못배우고 가난하지만 아이들에게 꿋꿋한 어머니 아래서 발랄하게 자라는 프랜시의 성장기를 담담하게 적는다. 가난도 견딜만큼 고통스럽다. 프랜시는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

여자 아이가 자란다는 것은 이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딸 가진 아빠가 읽으면 좋지 않을까? 아니면 여자 중고등학교의 총각 선생님이 읽어도 좋을 것 같고...

산다는 것은 늘 화사한 한 다발 장미처럼 보일 수는 없는 것이다. 물기가 모자라서 시들고 흙투성이인 잎사귀처럼 보일 날도 있는 것이며, 시궁창에 버려지는 국화송이처럼 초라해 보일 날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이 아름다운 것은, 어느날 문득 꼿꼿이 고개들고 화안한 꽃을 피울 날 그 꽃송이의 존재가 하염없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가난하지만 도서관엘 매주 가서 책을 빌려보는 소녀 프랜시. 그런 아이를 가르치면서도 D를 주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조금은 두렵다. 역시 가르치는 일은 조금 조심스럽고 두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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