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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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제목은 'Fune-o amu'다.

아무...는 옷감을 짜다, 책을 엮다...등에 쓰이는 동사인데,

배를 엮는다는 말은, 이 소설의 중심 소재인 '대도해' 사전을 만드는 일을 비유한 말이다.

 

일본인들의 소설 소재라고 해도 참 특이하다.

특히나 자신들의 언어를 갈무리하는 사전.

그 사전을 '언어의 바다를 건너는 배'로 비유하고,

<언어의 바다를 건너는 큰 배>라는 의미로 '대도해'라는 사전을 엮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심야 식당'같은 만화에서도 잘 드러나듯,

일본 사람들의 경쾌한 터치가 이 소설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오타쿠같은 장인의 기질에 대한 경탄으로 이 소설은 가득하다.

주인공의 이름은 그야말로 '진지함'의 대명사, 마지메(眞面目)다.

우리말로는 진면목이고, 일본어로는 진지함(성실함)의 뜻이다.

 

십여 년의 시간을 사전 만들기에 바치는 사람들의 순정을,

가벼운 이야기들 속에서 녹인 이야기.

한국 소설에서 만나기 힘든 소재가 아닐까 싶어,

한켠 부럽기도 하다.

 

언어의 바다에 떠오르는 작은 빛들을 모으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망막한 바다를 앞에 두고 우두커니 서있는 사람들의 고군분투 스토리,

재미있는 한 편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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