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최전선 -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은유 지음 / 메멘토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올드걸의 시집...의 은유가 글쓰기 강좌를 열었던 기록이다.

 

남을 가르치는 일은 무한한 무게로 다가온다.

특히 성인을 가르치는 것은, 일방적인 지도가 아니라,

상호 작용을 통한 성장에 무게를 두게 된다.

 

읽을 때도 가르치는 그 지점에 골똘히 초점을 맞춰 읽게 되므로,

남들보다 멋진 구절들을 많이 알고 있게 되고...

 

글을 쓴다는 일.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일은 필요하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블로그에 자기 글을 쓰고,

주변 사람들의 응원이라도 받을라 치면, 글쓰기가 삶의 낙이 되기도 한다.

 

글을 쓰고 싶은 것과 글을 쓰는 것은 쥐며느리와 며느리의 차이다.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다.

하나는 기분이 삼삼해지는 일이고

하나는 몸이 축나는 일이다.(56)

 

쥐며느리와 며느리... 좋다.

무엇이든 그러할 것이다.

하고 싶은 것과 하는 것. 그만큼 다르다.

 

글쓰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독서'를 권한다.

그 이유를 은유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다 좋은 책을 읽었다.

읽기가 밑거름이 되어 쓰기가 잎을 틔운다.

책을 읽어야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넓어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눈을 키운다.

세상은 어떤 것이구나 통찰을 얻는다.

모국어의 선용과 조탁, 표현력을 배운다.

좋은 문체에 대한 감을 잡는 것인데,

총체적으로 글을 보는 '안목'이 생기는 것이다.(82)

 

말인 즉슨 하나도 그르지 않은데,

설명문은 설득력이 없다.

그렇게 책을 읽은 사람들과 마음을 넓혀간 관계가 좀더 구체적으로 재미나게

실감나고 여실하게 적혔더라면, 재미진 속에서 글쓰기도 익어갈 수 있었겠다.

한창훈의 책이 재미있으면서, 쓰기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하고 있는 것과 조금 대조적이다.

 

아름다움에 압도되는 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억센 것이라,

아무리 무자비하게 정신을 흩뜨리는 것이 있더라도 이겨낸다.(수전 손택)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조지 오웰)

 

인간의 사는 힘은 강하다.

인간은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라 생각한다.(도스토예프스키)

 

좋은 산문을 쓰는 작업엔 세 단계가 있다.

구성을 생각하는 음악적 단계,

조립하는 건축적 단계,

마지막으로 짜맞추는 직물적 단계.(169)

 

벤야민의 이 말은 그야말로 설명적인 것을 예술적으로 표현했다.

 

좋은 글을 위해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시를 읽는다.

인터뷰를 하면서 인간을 이해하기도 한다.

 

이해란

타인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모른다.(김애란, 184)

 

이런 글이 멋진 글이다.

이해하는 것은 아는 일이 아니라,

모른다는 것, 그것을 실감하는 일이라는... 어쩌면 소크라테스적인 글.

 

인터뷰는 연애 비슷하다.

이심전심 오래된 연인들의 연애가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을 온갖 상징과 기호로 읽어내는,

시작되는 연인들의 연애.(196)

 

시작되는 연인들은 소위 '밀당'으로 고심한다.

그러노라면 이해로 들어가기 직전에

오해의 고배를 마시기도 하고,

숱한 불면의 밤에 몰이해의 쓴잔에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마지막에 쓴 르포 중에서

강효주의 맥도날드는 멋진 글이었다.

 

모든 글의 최종 목적은 '감동'이다.

 

이렇게 뒤표지에 적혀 있다.

글이 감동적인 것을 '예술'이라 한다.

어떤 격문이라도,

뉴스 한 줄이라도

감동을 주는 글이라면 예술이 된다.

 

예술문과 실용문으로 글을 나누는 것이 무의미한 지점이다.

 

좋은 글을 위해서,

지켜야 할 일은 많고도 적다.

좋은 글은, 감동적인 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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