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5
이권우 지음 / 그린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시시하다.

 

이권우의 반짝이는 책에 대한 관점이 하나도 없다.

그저 평범하다.

 

종이 뭉치를 쌓아 두고,

그 중 하나를 조심스레 골라내서는

찬찬히 들여다 보면서

주기적으로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는

그 행위를 인간 외의 종족이 본다면 어찌 여길까...

 

책을 읽으면 좋은 점은 많다.

일단 세상을 보는 관점을 넓힐 수 있고,

단세포적으로 불평하며 살거나,

무조건적으로 긍정하며 살기보다는,

인과관계를 따져 분노하고 인정하며 살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책을 읽으면 위험하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처럼 '독서'가 벼슬자리로 가는 길이라는 등식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어서

책을 읽지 않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강박적으로 '책 읽는 건 좋은 일'이라고 한다.

 

가소로운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말이 '재-테크'와 '스펙'이다.

결코 인간을 중심에 두어서는 생길 수 없는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인간은 존재 자체로 가치를 가진 적이 있기나 했던가.

 

그렇지만 '독서'가 부귀영화를 위한 학문이었으나,

존재의 본질에 탐닉한 독자들도 있게 마련이었으니...

 

글자 파먹는 벌레를 잡아 죽일까 하다가

그 벌레가 향기로운 풀만 갉아먹는 것이 기특하게 여겨져

사로잡으려 했던 이덕무.

하물며 벌레도 책에서 신선이나 향초 글자만 골라먹는데,

나는 과연 책에서 무엇을 읽고자 했는가 생각하니...(32)

 

삶을 풍요롭게 사는 데 향기가 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고전이란 거인이다.

인류의 지성들이 갈고 닦은 사색의 결과물이 하나로 합쳐 있는 것이다.

그것을 타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그것에 올라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에 기대야 비로소 느끼는 것이 있다.(70)

 

고전을 읽으면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고전을 읽으면서, 인간은 참 변하지 않는구나... 이런 것을 알게 된다.

 

잘 썼다고 느껴지는 글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요소들을 잘 연결하는 글이다.(90)

 

창의성이란 거리감이 있는 것을 연결하는 힘이다.

독서를 해야 연결 지점이 보이기 쉽다.

 

책읽기는 여행.

돈 벌려고 여행 떠나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것은 출장.

지친 영혼과 육신을 달래기 위해 떠난다.

쉼표가 필요하다.

맑디맑은 샘물에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 지난 삶을 성찰해야 한다.(111)

 

그래서 '리딩으로 리드하라' 같은 말은 어불성설이다.

독서는 여행이고, 출장이다.

 

독서는 쉼표고, 콤마다.

 

나는 콤마를 사랑한다.

 

혹시 이 책을 읽으시려거든,

요즘 나온 이권우의 책을 권한다.

<죽도록 책만 읽는>

<여행자의 서재>

<휘어진, 그래서 지키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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