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문화 읽기 청년에세이
최혜실 지음 / 소명출판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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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3,4년 전에 읽었으면 적어도 별표 세 개 정도는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보급되어버린 지금, 이 책의 가치는 별표 하나로도 너무 많다.

국문학자로서, 카이스트라는 특이한 체제에 맞춰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학자인 저자는,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를 쓰기도 한 분이지만, 그 글이 인터넷 세상을 내다보고 적은 책이 되다 보니, 몇 년 지난 지금은 별로 의미가 없는 책이 되어 버렸다.

이 책이 쓰여진 시기는 컴퓨터 통신을 통하여 일반인이 글을 올리고 하던 시대의 이야기다. 지금처럼 포털 사이트들이 커지지도 않았고, 비디오, 오디오의 발달로 인한 작품의 내용 자체가 아주 미미하던 시대의 이야기다.

디지털 시대가 되기도 전에 디지털 시대를 읽으려 했으니, 앞으로 올 미래를 생각하면 두렵기만 하다.

디지털 도서관에서는 e-Book을 빌려 볼 수도 있는 시대가 되었고, 인터넷 안에 온갖 잡문이 다 떠돌아 다니는 세상이 되었다. 신문을 굳이 구독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뉴스는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떠 다니며, 익명으로 보도를 하더라도 금세 실명이 거론되어 버린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보아둘 만한 것은, 여성 문제에 대하여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려는 모습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여성은 남성이란 타자와 지배계급이란 타자에 의하여 강하게 억압받는 모습이란 것을 저자의 미국 교환교수 시절 경험을 통하여 실감나게 적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 무리한 의도였던 것 같다. 내용이 충실한 부분이 있는 것에 비하여 전체적인 구성이 허술해 보여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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