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 논술 사고력을 키워주는 자연과학과 예술의 만남 - 글동산 비문학
한철우 외 지음 / 문원각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중학교에서 10년을 넘게 근무하다가, 일반계 고교로 옮기고 처음에는 긴장을 해서 공부를 많이 했다. 그 바쁜 와중에 대학원도 다니게 되었고, 보충수업 때문에 늘 세 권 정도의 문제집을 병행해서 예습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문학 작품도 많이 읽게 되었고, 특히 3학년 수업 시간의 읽기 지문 수업은 나 자신이 신선한 글을 읽게 되는 경우가 많아 즐겁기도 했다.

이제 실업계 아이들에게 이런 책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 동안 읽고 싶었던 책들을 뒤적거리면서 읽어본 책이다. 아이들에게 자습을 시키면서 틈틈이 읽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수학 면에서는 좀 재미가 없었지만, 예술과 과학 측면의 글들은 좋은 읽을 거리들이 많았다.

요즘 아이들이 읽을 거리가 부족하다는데, 그건 다 상황을 탓하는 소리다.

물론 지식이 중요하던 우리 세대에서는 종이로 된 시험(PBT, paper based test)가 중시되었고, 아이들에게도 종이로 된 책을 보는 것이 간접 경험의 전부였다.

그러나 지식보다 지혜가, 지식의 가공과 넓은 시야가 필요한 요즘 아이들은 시험 조차도 컴퓨터 기반 시험(CBT, computer based test)으로 바뀌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아이들에겐 읽을 거리보다는 롤플레잉 게임이나 각종 시뮬레이션 게임의 실제감이 종이책의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

나도 아이를 길러 보면서, 독서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리고 실업계 아이들의 낭독 수준을 보면서 많은 좌절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학생이라면 읽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화보가 좋아도 그 그림만 가지고는 공부가 되지 않음은 당연한 일.

앞으로 우리 나라도 점차 대학 입시가 개선되겠지만...(점차 될 가능성보다는 혁명적으로 뒤집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논술을 버리고 학생을 평가할 수는 없다.

이 책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논술의 힘, 사고의 힘, 그리고 종이책의 힘을 가르쳐주기엔 좋은 책이다. 다만 수준이 조금 높아서, 고1이나 고2 여름방학때 읽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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