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 로자 룩셈부르크
로자 룩셈부르크 지음, 오영희 옮김 / 예담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 도서관에서 빌릴 때부터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을 골라 잡아야 했다. 이 책은 처음에 로자에 대한 회고록(카를 카우츠키의 아내 루이제 카우츠키의) 몇 장을 실었을 뿐, 그 뒤로는 로자의 편지들을 모은 서간집이다.

신영복, 정수일, 황대권, 서준식, 리영희 선생 등, 숱한 감옥 생활을 소재로 한 글들을 읽었고, 최근엔 장기수 할아버지들의 글도 읽었는데, 그 때의 답답함에 비한다면, 로자의 문체는 강렬한 개성으로 톡톡 튄다.

그 이름만큼이나 붉은 표지를 단 이 책의 많은 편지들은 정말 열정적인 마음을 잘 느끼게 한다.

대학 시절, 20쪽 분량 정도의 로자의 전기를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내용은 이미 잊었지만, 러시아 혁명 전후, 로자의 혁명적 정치 노선은 뚜렷한 획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시험 기간이라 시간이 나는 틈을 이용해서 로자 룩셈부르크의 선명한 영혼을 읽어 보려했다가, 그 평전의 두께에 얄팍한 책을 고른 내 얄팍함이 결국 서간집인줄도 모르고 이 책을 빌린 것이다.

로자의 감옥에서의 편지들을 읽다 보면, 한국의 감옥이 얼마나 닫힌 공간인지, 면회도 선물도 들락거릴 수 없는 사람을 미치고 죽도록 만드는 공간인지를 다시 절감한다.

혁명의 틈에서 결국 피살되고 그 시신마저도 몇 달 동안 잃어버려야 했던 작은 키의 절름발이 로자, 그러나 그 영혼은 육신 멀쩡한 사람들보다도 더 자유로웠던 것을 뜨겁고 분명한 편지들을 통해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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