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
신은미 지음 / 네잎클로바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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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 책을 우연히 보고 도서관에 사 두었더랬는데,

나중에 일베 고딩이 폭탄을 던진 사건 이후에 읽어봐야겠다 싶어

독서토론동아리 애들 사주려고 행정실에 신청을 했더랬다.

 

행정 직원 왈... 서점에서 전화가 왔는데, 종북 도서로 분류되어 판매가 안 된다고...

 

하긴, 전두환 시절에 대학다닐 때 우리가 읽었던 '금서'들은

어찌보면 참 시시한 사회과학 서적이었을 뿐인데 말이다.

맞다. 그 시절에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서'인지 뭔지를 갖고 있으면

국보법으로 구속되곤 했다.

그것 역시 북한 기행문에 불과했다.

 

이 책 역시 뭐, 별 생각 없는 눈물 많은 감상적인 아줌마의 기행문에 불과하다.

그 아줌마는 결코 학생운동을 하거나 한 적도 없는... 그리고 거시기한 넘이랑 소망교회도 다닌...

그리고 할아버지도 자유당 국회의원을 한 부유한 집안이며,

어린 시절 '리틀 앤젤스' 활동을 했을 정도로... 가난하던 한국에서 부유한 집안 꼬마로 자란 아줌마다.

나이는 나랑 비슷한 또래 아닐까 싶다.

 

그런데...

결코 김대중이나 노무현 대통령과 노선을 같이했던 적이 없었을...

아니, 오히려 전직, 현직 대통들과 식사를 하면서 우아하게 성악을 부르곤 했을 이력의 이 아줌을,

국가보안법, 이적행위로 보게 만든 (미국 국적만 아니었으면 백프로 국보법이다.) 그것은 무엇일까?

 

처음 작가의 사진을 봤을 때,

우리 플루투 선생님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싶었다.

이런 부류의 역사 통일 관련 책을 쓰기보다는

맛집 기행이나 우아한 여행 서적을 쓰면 어울릴 법한...

 

그런데, 남편 따라 한 번 가고,

친선 봄 축제 공연 하러 두 번 가고,

딸이 된 설경이를 마나러 세 번 가면서,

그는 그만 북녘의 여인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2008년 한창 촛불 시위가 불타던 그때, 북에서 관광객 한 명이 총격으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

그 이후 남북은 급격히 냉각되었고, 여행도 금지되었으며,

2010년의 천안함 사태 등으로 남북 관계는 전쟁 이후처럼 냉각되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면,

남북의 냉각으로 돈을 번 사람들... 옛날의 총풍 사건이나

칼기 폭파 처럼 긴급한 선거 지전 일어났던 일들... 을 돌아 본다면,

작금의 냉각 기류를 이용해 정권을 이용하는 자들은, 결코 통일에 관심이 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어젯밤 이 책을 읽고, 가슴이 두근거려 잠을 설쳤다.

아, 난 어쩌자고 금강산길이 뚫렸던 그때, 한 번도 가볼 염을 내지 못했던지...

아이가 한창 자랄 때기도 했지만, 기십 만원만 내면 여행이 가능했던 때였거늘...

 

이 책을 읽고나서 바로 2권을 주문했다.

뜨거운 마음이 책으로라도 다시 북녘 땅을 밟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북녘 땅은 가슴에 와 닿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물론, 그들이 보지 못한 곳에서 일어난 일들 역시 있으리리마는,

작가가 수차 말했듯, 우리가 받은 교육 역시 미친 교육이었음을 인정해야 하리라.

 

북한에서 교회도 가고 절도 간다.

섣부른 소리 잘 하는 남편은 '이거 가짜 교회 아니냐'는 질문도 목사님께 한다.

난 신은미 보다 그 남편이랑 술이 한 잔 하고 싶다. ㅋ

그렇지만 신은미의 따스한 마음과 금세 눈물 주머니를 터뜨리는 순수함과

그리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충분히 보듬어 주고 싶다.

 

 

 

 

 

 

화가 이하 씨가 그린 이 그림처럼,

남북 분단으로 이득을 얻는 두 사람이 그림에 그려져 있다.

물론 그들로 대표되는 세력들이 있으리라만...

 

그것을.. 이번의 두 번째 책에서

한홍구 선생이 이렇게 쓰고 있다.

 

왜 우리 사회는 아직도 북녘을 방문했던 재미동포가

그곳에 “악마가 살고 있다” 대신 “사람이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있을까.

그것은 남쪽에 분단을 먹고 사는 악마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와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는 북을 지상낙원이라고 찬양하는 책이 아니다.

또 첫 번째 책의 부제 슬픈 여행이 암시하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북의 어렵고 답답한 처지를 외면하고 있지도 않다.

다만 악마들의 거짓 선전과 다른 북쪽 동포들의 일상을 보고 듣고 느낀 대로 전할 뿐이다.

이제 우리가 가야 한다.

재미동포 아줌마만이 아니라 우리가 두 발로 북녘 땅을 밟고 두 팔로 북녘 동포들을 뜨겁게 끌어안아야 한다.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 에서)

 

 

 

 

무방비 상태로 돌아가는 길은 마치 산동네 재개발 구역처럼 허름하고 누추했다.

골목길 주택가의 초라한 모습에 흐려진 머릿속을 진정시키느라 ...(107)

 

내가 중국의 상하이 빛나는 거리를 걸으면서 만났던 초라한 골목길 같았을까?

화려한 평양의 거리와 대조되는 골목길을 만났을 때,

그 가식적인 외모에서 슬픔을 느낀 것은 당연했을 터이다.

 

6년 전부터 북한은 군대가 지원제라고 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다 군대에 간단다.

 

여자들도 군대 안 갔다온 남자하고는 결혼도 잘 하지 않으려 하지요.(122)

 

그저 안내원의 말을 들었을 뿐이지만, 군대가 지원제라고 하는 것은 새롭다.

아직 남녘 땅에서는 여호와의 증인처럼 병역 거부자를 감옥에 처넣고 마는 어두운 사회이거늘...

 

가만있어봐. 여기서도 '새빨간 거짓말'이란 표현을 하나. 남쪽에서는 많이 쓰거든.

여기서도 씁네다. 하하...(149)

 

まっかなうそ '맛까나 우소'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란 일본어에서 온 말이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새빨간 거짓말'이 된다.

 

나와 다를 것 하나 없이 반공주의 교육을 받았고

그랬던 사람이 북녘 땅에 세 번 여행을 갔을 뿐인데,

이제까지 그 교육이 모두 새빨간 거짓말에 불과했음을 깨우치는 데는

그저 몇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북녘의 시인이었던 백석의 국수가 생각났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희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故淡)하고 소박(素朴)한 것은 무엇인가

 

 

그저 부드럽고 수수하고 스슴하고

또 조용하고 살뜰하니 담백하고 소박한...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던 그 땅에서 먹던 그 음식처럼,

그러한 사람들이 살아가면 안 되는 것인가... 싶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 국적인 사람만 갈 수 없는 땅.

 

그곳은 '한국 전쟁' 이후 '미 합중국'과 전쟁 중인 나라이건만,

미국 시민은 여행이 가능한데, 대한민국 국민만 여행이 안 된다니...

이것은 남북의 권력자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기 바빠 저지른 잘못일 뿐이다.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의 글을 읽고 많은 반성을 했다.

그저 배불리 내 앞에 놓인 음식만 먹고 행복해하라는... 먹방을 보고 웃는 돼지가 돼선 안 되리란 생각을...

 

저 멀리 타국의

아이티의 지진 소식에 마음 아파하고,

네팔의 지진 소식에 눈물 흘릴 줄은 알면서,

불과 한 시간 거리...

북녘 땅의 아픔에 눈 감게 했던 권력자가 있다면,

그들을 용서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더 나이들어 쓰레기같은 사람이 되기 전에,

통일을 위한 한 걸음이나,

통일을 가로막는 자들과 싸우는 한 걸음에도

두려움 없이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록 재미동포라는 신분이 신은미 씨를 구속하는 데까지는 남한의 권력을 못미치게 했을지라도,

아직도 강제 징집에 예비군 훈련까지, 가난한 청년들을 불러들이는 나라에서,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의 대체복무 방안까지 거부하는 폐쇄적 나라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이십 년 전,

학급 일기에,

여호와의 증인이어서 감옥엘 가야한다는 일기를 썼던 중 2 그 머리좋던 꼬마에게...

나는 미안해하며 그렇게 살 것이란 생각을 한다.

 

부디, 이 책을 더 많은 이가 읽게 되기를...

 

 

통일 콘서트...라는 행사에

북한은 지상 낙원... 이라는 말을 하지도 않았고, 이 책을 읽어 보면 했을 리도 없는데,

작가는 '강제 출국' 되었다.

 

참 쪽팔리는 나라임을 온 세계에 널리 떨친다.

박근혜의 대한민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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