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숲으로 가다
오이예사 지음, 장성희 옮김 / 지식의풍경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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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을 인디언 사회에서 생활했고, 청소년기에 백인 사회로 편입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오이예사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학교를 다니게 되기 이전까지의 생활을 담담한 필치로 그려 내고 있는데, 인디언 사회의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주이기 때문에, 교육의 중점이 관심있게 보였다.

여느 인디언 관련 서적이 비참한 <학살>이나 뭔가 좀 <신비>한 주술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해서 흥미롭기도 한 데 비하면, 이 책은 뾰족하게 독특한 것은 없는 성장기의 이야기다.

인디언들의 삶의 굴곡은 늘 학살, 주술... 같은 편협된 시각으로 보이기 쉬운 그것이었는데, 어머니가 죽고 할머니와 사촌들과 자란 어린 시절 이야기는 마치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이 살아 오셨던 농촌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비슷하다.

대부분이 알고 있을, 오영수의 <요람기> - 얼마 전까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의 춘득이와 끼르륵 이야기처럼 아늑한 분위기이면서도, 요람기가 농경 민족의 토착적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면, 이 책의 어린 시절은 아무래도 유목 민족의 활기가 잘 드러난다고 하겠다.

우리 아이들은 <지식>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지만, 인디언들은 교육의 목적을 <지혜>의 습득에 두었다. 인터넷에서 금세 알 수 있는 지식의 얕음에 비한다면, 그들의 교육에 놓였던 지혜의 시선을 새삼 묵직하게 바라보게 된 책이다. 세상은 지식만으로 살 수 없음을, 아니 얄팍한 지식 따위 보다는 멀리 보고 경박하지 않게 살 수 있게 하는 지혜가 진정 삶에 필수적 요소임을 가르쳐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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