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 소년범들의 아버지 천종호 판사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따뜻한 메시지
천종호 지음 / 우리학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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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있어 좋

나를 예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서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서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런데 아빠는 왜 있지?(초딩의 글)

 

아이가 좋은 대학 가려면,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수란다.

 

아이들을 들들 볶아서 대학을 보낸다고

삶이 행복해지진 않는데,

어찌된 일일까?

 

사회가 갈수록 신자유주의 물결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빈자들을 위한 보호막은 벗겨진다.

가난한 가정의 아버지들은 더욱 심각하게 고통받고,

아이들에게 심한 충격을 안겨준다.

 

문제 아이들의 배후에는 반드시 문제 가정, 문제 부모, 특히 문제 아버지가 있다.

 

인간의 숲과 자연의 숲은 비슷한 점도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간벌' 여부에 있다.

자연의 숲에서는 한 나무를 거목으로 만들기 위해 병단 나무나 거목이 될 만한 재목이 아닌 나무를 희생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의 숲은 간벌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래서도 안 된다.(작가의 글, 36)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솎아내려 들기 쉽다.

중학교 아이들의 문제는 '퇴학'을 못하는 데 있다는 말을 교사가 쉽게 한다.

진짜 문제는 '의무교육'이 아니라, '의무교육 이후의 시스템 방관'에 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을 방기하고, 정치적 놀음만 일삼아 현실이 이렇게 된 것이다.

 

그대는 활, 그리고 그대의 아이들은 마치 살아있는 화살처럼

그대로부터 쏘아져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활쏘는 자인 신은

무한의 길 위에 과녁을 겨누고,

자신의 화살이 보다 빨리 멀리 날아가도록 온 힘을 다해

그대를 당겨 구부리는 것이다.

그대는 활 쏘는 이의 손에 구부러짐을 기뻐하라.

그는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는 만큼, 흔들리지 않는 활 또한 사랑하기에...(칼릴 지브란, 93)

 

휘어지는 활은 고통스럽다.

활은 부모이자 교사이자 판사이자, 보호자이다.

고통스럽다고 화살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지브란의 이야기는 매섭고 쓰다.

 

좋은 추억,

특히 어린 시절 가족 간의 아름다운 추억만큼 귀하고 강력하며 아이의 앞날에 유익한 것은 업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교육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간직한 아름답고 신성한 추억만 한 교육은 없을 것이다.

마음 속에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라도 남아있는 사람은 악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삶이 끝나는 날까지 안전할 것이다.(118, 도스토예프스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어린 시절, 삶의 설계도가 구축되는 시기,

손을 잡고 걸어줄 부모의 존재는 참으로 소중하다.

요즘처럼 많은 수의 아이들이 풍족한 어린 시절을 누리는 현실에서,

지나치게 가난하거나 결핍된 환경, 독이 되는 언어와 폭력 등은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된다.

그들에게 부모가 없는 자리를 조금이라도 대신해줄 수 있는

사회적 '가정'을 위해 천종호 판사는 노력하는 사람이다.

허나, 아직도 입양에는 차갑고,

자기 자식에 올인해야 하는 각개 격파의 한국에서는 사회적 가정을 꾸리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고,

갈수록 복지에 눈 감는 정치적 환경은 청소년에게 더욱 가혹할 따름이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135, 쉼보르스카)

 

소외된 아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절실하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진정 소년들을 위한다고 할 수 있지 않겠나.

청소년회복센터장과 같이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할 짐을 대신 지고 있는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147)

 

소외된 아이들도 온기 속에서 돌아오기도 하고,

비행을 덜 저지르기도 할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옳지만, 내가 먼저 선뜻 손을 내밀기는 쉽지 않다.

 

'경계선 지적 기능'을 가진 소년들처럼,

복지가 필요한 부분도 크다.

돌봐야 할 아이들의 부모 역시 복지적 차원에서 가려야 할 빗물도 많다.

 

오늘 그늘에서 쉴 수 있는 것은

오래 전에 나무를 심어 놓았기 때문.(179)

 

우리 사회가 이렇게 힘든 것은,

힘겨운 현대사를 관통해 오면서 나무를 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심을 나무들이 많다.

결국은 돈 문제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정치적 문제가 결국 돈을 좌우한다.

정치란 곧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의 우선순위를 매기기 위한 작업이니깐.

 

이 세상이 창조되던 그 아침 나는 아버지와 함께 춤을 추었다.

내가 베들레헴에 태어날 때에도 하늘의 춤을 추었다.

춤춰라 어디서든지, 힘차게 멋있게 춤춰라.

나는 춤의 왕, 너 어디 있든지 나는 춤 속에 너 인도하련다.(201, 찬송가)

 

종교의 공통점은 내가 곧 '주인'이라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가혹해도, 춤추기 위하여 태어난 삶이니

즐겁게 춤추라는 듯...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

 

폭력과 절도 등의 범행이나

심지어 강간, 성매매, 살해까지 아이들의 비행은 끝이 없다.

세상이 말세여서가 아니라,

그들을 안아줄 아버지의 품이 부족해서라는 것이 호통판사의 판단이다.

 

관심과 반성이 필요함을 가르치는

죽비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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