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 소설 필수편(하)
류대성 외 엮음 / 창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언어영역이 공부가 과하다고 국어영역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나,

내용은 '듣기'가 빠진 것 외에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난이도도 해마다 들쭉날쭉이니 국어 공부를 어찌 해야하는지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도 없다.

 

아이들은 뱃속에서부터 한국어를 들으며 자란다.

그리고 자라면서 접하는 낱말밭이 워낙 다를 수밖에 없어서,

기본 회화를 배우는 능력은 모두 비슷하지만,

문학을 감상하는 능력이나, 고급 어휘와 정보를 소화하는 능력은 개인차가 크게 마련이다.

특히나 한국의 교육은 뒤처진 학생을 챙기는 교육보다는,

앞서나가는 학생들을 알묘조장하는 식의 사교육도 성행하여 줄을 세우는 것 뿐이어서,

국어 영역의 차이를 해소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책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수능과 함께였으니,

이제 한 20년 넘은 것인데,

이제 이런 '작품읽기'들도 문학 교과서 못지않게

좋은 학습 활동들을 싣고 있다.

 

이 시리즈는 창비에서 나온 10권 시리즈로,

시, 소설, 극수필, 고전으로 이뤄져 있다.

각 2권이고 소설만 4권으로 이뤄졌는데,

작품 선정도 좋고 해설과 학습활동도 잘 짜여져 있다.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또는 한 작품씩 틈날 때 읽으면 도움이 된다.

 

한국처럼 근현대사의 사건이 다사다난한 국가도 드물다.

그래서 그 사건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읽기 힘든 소설들도 있다.

 

이 책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같은 소설은 불과 100년도 안된 소설이지만

요즘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작품이다.

 

동행과 눈길도 플롯을 공부하기 좋은 작품이고,

모래톱이야기와 원미동 시인도 완결성이 높은 작품이다.

 

우리학교 독서토론반 아이들에게 권해주려고 고른 공선옥의 '나는 죽지 않겠다' 역시

짧은 이야기 속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가난한 아이 손에 쥐어진 백만 원은 살금살금 녹아서 점점 줄어든다.

줄어드는 눈사람을 원상회복 시켜야한다는 아이의 부담은 점차 커지다가,

결국 죽음에 직면하지만,

안갯속의 대화를 듣다가 안개가 걷히는 배경과 함께

마음의 안개도 걷힌다.

 

나는 죽지 않겠다.

 

해결책은 없다.

삶에서 권선징악이나 사필귀정은 요원하다.

그러나, 그래서, 그럴수록 이런 의지가 필요하고,

이런 위안과 다독거림이 필요하다.

 

중학생 고학년 정도부터 이 세트를 야금야금 읽을 수 있으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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