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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숲 - 합본
신영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신영복 선생님의 강연 포스터가 교무실 앞에 몇 달째 붙어 있다. 나는 그 강의를 들으러 가지 못했는데, 두고 두고 아쉽다.
신영복 선생님이 세계 스물 두 나라를 둘러 보시면서 쓴 글들이다.
자본주의가 승한 나라에 가서는 자본의 폭력성을, 통일된 독일에 가서는 우리의 통일에 대한 단상들을, 사라진 문명 마야에 가서는 마추빅추의 메마른 서러움을, 러시아에 가서는 기름진 가난함을 보면서 한국의 <나>에게 엽서를 보내고 글을 쓰셨다.
글들이 길지 않아서 읽기 편하다.
원래 1,2권으로 나왔던 것인데 이제 한 권으로 묶인 것을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신영복 선생님의 이십 년 감옥 생활과 출옥 후 십육년 아이들 가르치면서 느끼신 것들의 궤적을 따라 생각하는 일은 즐거움이고, 일깨움이고, 신선함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걷는 세계사 여행이고, 사상사 여행이며, 끝없는 대화를 통한 사색의 여행이었다.
어느 지역에 어떤 문명이 있었고, 어떤 유적이 남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의 모든 것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어서,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더불어서 숲이 되는> 관계란 것.
런던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좋은 친구와 가는 길>이라고 답했다듯이, 여느 여행기와는 다르게 신영복 선생님과 잔잔하게 나누며 걷는 여행길은 길어도 짧았고, 오래였지만 금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