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인연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저기... 우리, 저 별똥별 같다."

"기약도 없이 날아갈 수밖에 없고, 어디서 다 타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 세 사람은 이어져 있어. 언제라도 한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다고. 그러니까 무서울 거 하나도 없어.” (81)

 

유성을 관찰하러 다녀온 밤,

삼남매의 부모가 살해당한다.

어린 삼남매는 자신들이 별똥별같은 신세라며 인연의 끈으로 서로를 묶는데...

 

진짜 '인연'은 다른 사람, 다른 장소에 있었다.

 

사기 행각을 벌이며,

돈 많은 남자를 물색하던 중,

<도가미 정>의 후계자를 만나게 되고...

 

"그게 아냐. <도가미 정>의 하야시라이스에는

먹은 다음에 은근히 남는 향기가 있었고, 그게 아버지의 하야시라이스하고 완전히 똑같았어.

그 향기가 큰오빠의 하야시라이스에는 없어.

그래서...... <도가미 정> 쪽이 더 아버지의 하야시라이스야."(188)

 

아버지의 하야시라이스 맛을 기억해 내며

도가미 정의 창업주에게 막내 시즈나는 의심의 눈길을 던지게 되고,

둘째 다이스케의 목격담까지 가세하여 범인을 확신하게 된다.

경찰에게 범인에게 가는 길을 놓아주는 삼남매..

 

히가시노 게이고답지 않게 범인을 노출하고, 그에게 다가가는 결말이 좀 싱겁다 싶었는데,

마지막에서는 역시 또하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뜻밖의 사건과 뜻밖의 범인.

 

삼남매가 유성을 바라보던 사건의 그 밤에,

또 한 곳에서 유성을 바라보던 기억을 또렷이 품고 있었던 한 사내가 있었으니...

 

여러 겹의 얼개가 서로 엮이면서 탄탄한 구조물을 보여주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소설.

 

그런데, 굳이 하드커버로 분책을 한 이유가 있을까?

하긴 각권 12,000원인데, 한 권으로 냈다면 15,000원 안팎이었겠지?

이런 작품들을 읽으면서,

삶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작품화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두뇌가 참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58년 개띠 남자인 그가 아직 젊으니,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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