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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달에 한 번쯤
기숙사에서 아이들과 자야 한다.
2월은 아이들 자습이 길다.
4시 반에 정규 수업이 마치면, 11시 20분까지 아이들은 지루한 자습을 한다.
공부가 잘 되는 아이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멍때리는 아이들도 많다.
그런 아이들 곁에 그저 지키고 있는 시간도 무료하다.
그럴 땐, 추리물이 최고다.
이 책에는 짧지만 아주 임팩트가 있는 단편이 일곱 편 실려있다.
내 나이 이제 꺾어진 백살이 되고 나니,
지천명인지 불혹인지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하나 정확히 느껴지는 것이, 뭘 읽고 나도 줄거리가 파악이 안 된다.
그러려니 하는데, 단편 일곱 편을 읽고 다음 날 리뷰를 쓰려고 목차를 펴놓고 있으면,
막막한 것이 이제 당황스럽지도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을 이렇게 보고 있자니,
짠한 연민의 감정이 샘이 차오르듯 스르르 솟아오르는 느낌이 든다.
줄거리는 당연히 기억나고,
그 사람들 사이의 격정적인 감정과 사건 이후에 솟구치는 씁쓰레한 페이소스가 아주 짙게 느껴지는 소설이어서 그렇다.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나 '춤추는 아이', '굿바이 코치' 같은 작품은 오래 기억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