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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요가 - 조화로운 삶을 위한 명상과 수행
헨릭 스콜리모우스키 지음, 구미라 옮김 / 달팽이 / 2004년 2월
평점 :
요즘 온 나라가 요가 열풍에 휩싸인 듯 싶다.
언제부턴가 비만이 건강의 적이 되어 버렸고, 아름답게 보이려는 성향까지 가세하여 다이어트가 유행이곤 하는데, 요즘엔 요가조차도 다이어트의 일환으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다.
요가란 원래 인도의 수행자들이 영적인 수행을 위하여 취하던 다양한 호흡법과 동작들인데, 그 중심은 호흡과 명상이지 기괴한 비틀기 동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요가의 본질은 관절 비틀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제목이 요가이면서도 내용에는 체조 동작이 하나도 나오지 않으니 말이다.
일 년쯤 전에, 요가 책을 사서 여름 방학에 공부한 적이 있다. 나는 요가가 동작인 줄 알았는데 그 때 보니 요가는 몸동작이나 체조가 아닌 영성 훈련이고 그를 위한 호흡의 훈련이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 책에서도 다양한 자세들이 중심적으로 되어 있어서, 요가란 체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듯 하다.
에코란 환경이란 뜻이다. 환경과 함께하는 요가.. 뭐, 이쯤의 제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고요를 참지 못하고 산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나... 아침에 일어나서 고요한 적막과 함께 동터오는 하늘을 우러르며 땅을 매던 선조들에 비해, 해가 중천에 떠서야 시끄런 알람 소리에 깜짝 놀라 화장실로 내닫는 나를 보면 좀 부끄럽다. 조용히 누워 있어도 창밖에선 씽씽 자동차들이 달리고 간혹 깜짝 놀라도록 경적도 울리고, 가끔은 차들끼리 충돌해서 우지끈 하는 소리도 들린다. 소방차나 앰뷸런스가 삐뽀거리며 달리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께름칙하다.
오늘 태풍 나비가 온다고 바람이 제법 씽--허니 분다. 바람 소리가 다른 방식으로 들린다. 저 소리가 우리를 파괴하려는 소리더냐... 저 소리는 우리를 겸허하게 하는 신의 소리다. 뉴올리언즈의 재해를 인재라고 하면서... 사람은 반성하지 않는다.
모든 소리를 흘려 듣지 말고, 어린 아이 소리 듣는 것처럼 온 마음을 다 모아 들으라고 했다. 어린 조카 녀석이 버벅거리며 말을 못 하는데, 몇 번 듣다 보니 그 소리도 다 들을 수 있게 된다. 우리 반 뇌성마비 아이의 말도 마찬가지고... 다 마음이 없어서 못 들었던 거지, 그 말소리의 탓은 아니지 않은가... 언어 장애란 듣는 이의 마음과 정신의 장애일 따름이다.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나뭇가지 서걱대는 소리와 창틀 덜컹거리는 소리에 마음이 어수선해 지지 않음은 이 책에 고마워할 일이다.
소란스런 세상에서 기계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나>를 반성한다. 소파에 앉으면 텔레비전 리모컨에 손이 가고 조금만 더워도 선풍기나 에어컨에 의지하며, 출퇴근길 짧은 길을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텔레비전 뉴스보다는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하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음을 덜컹거린다. 간혹 울리는 휴대폰의 진동에 깜짝 놀라며 쓸데없는 &&카드 아가씨들의 전화를 받는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기계에 의지하는 나를 돌아본다. 물론 그 이기에 젖어서 이미 버릴 수 없게 되었지만... 나를 살리다 보면 조금 줄기도 하려니... 한다.
태풍 나비가 제법 세차게 날갯짓을 하는 아침에, 얇은 책 한권이 마음을 돋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