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이름은 유괴 - g@m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은 그야말로 킬링 타임용으로 제격이다.

소설의 스토리도 단순하고,

스토리라인이 단순한 만큼, 페이지도 설렁설렁 잘 넘어간다.

 

유괴는 아니지만,

유괴라는 이름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싱겁게도... 이상하게도 싱겁게 유괴 사건은 퍼펙트하게 마무리가 된다.

이래서는... 스릴러도, 추리물도... 아무것도 아닌 소설인 셈.

 

그런 와중에,

집으로 돌려보낸 주리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고,

스토리는 완전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마지막 부분의 반전을 위하여 그렇게 유괴 사건이 스무드하게 진행되었던 셈.

 

우리가 해야할 일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라는 이름의 게임입니다.

여기에는 면밀한 계획과 대담한 실행력이 요구됩니다.

게임인 이상 이겨야 합니다.

게임이라고 얕봐서는 곤란합니다.(59)

 

딸이 유괴된 상황에서 가쓰리기는 대기업 부사장의 면모를 보여주며, 업무에 충실하다.

그러나 소설이 진행되면서 이런 구절은 복선임을 다시 보게 된다.

이런 것들이 추리물의 깨알같은 재미다.

 

누구나 그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

그 가면을 벗기려고 해서는 안 돼.

누군가의 행위에 일희일비한다는 거 무의미한 일이지.

어차피 가면에 불과하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그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가면,

어렸을때는 개구쟁이의 가면, 조금 지나서는 반항기의 가면...

어쨌든 어른들이 익숙해지기 쉬워야 한다는 게 포인트.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야.

맨얼굴을 드러내면 언제 어느 때 얻어맞을 지 몰라.

이 세상은 게임이야.

상황에 따라 얼마나 적절한 가면을 쓰느냐 하는 게임.(214-5)

 

주리를 상대로 게임에 성공하는 비법을 으쓱으쓱하는 심사로 떠드는 주인공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이 소설을 마치고 나서 다시 읽게 되면,

히가시노게이고의 복선에 소름이 오소소 돋게 된다.

 

그래.

나도 내가 한 말들을 곰곰 기록해 놨다가,

나중에 내가 처한 상황에서 곤란함을 겪을 때 대입해 본다면,

얼마나 어처없는 말들을 그럴 듯하게 늘어 놓았는지... 한심할 것이다.

 

그런 것이 '청춘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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