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축일기 재미있다! 우리 고전 17
이혜숙 지음, 한유민 그림 / 창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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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3대 궁중문학으로 이 책과 '한중록', '인현왕후전'을 든다.

이 책은 광해군에게서 억압당한 인목대비 측에서 바라본 이야기이므로

공평무사한 입장보다는 광해군은 아주 흉측하고 인목대비는 아주 불쌍하고 자상한 인물로 등장한다.

인목대비의 아비, 형제, 급기야 자식인 영창대군까지 살해당하니 그럴 만도 하다.

인조반정으로 인목대비가 복위되기까지가 적혀있다.

 

한중록은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가 늙으막에 기록한 책인데,

사도세자를 궁지로 몬 노론의 당수 홍봉한이 혜경궁의 아비임을 생각하면 이 책 역시 사도세자의 입장과

배치되는 관점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인현왕후전은 숙종의 정비였던 인현왕후가 들인 희빈 장씨 이야기이다.

장희빈 역시 나중에 사사당하는 결론이므로 장희빈을 극악무도한 여인으로 그리고 있다.

 

계축일기를 통해

나인들과 궁중 여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며,

당시 광해를 '군'으로 강등시켰던 세력들의 입장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이다.

 

일리아스같은 서사시에

극도로 잔인한 표현이 많이 등장하여 '시교육 반대'를 이야기한 철학자도 있었다듯,

이런 책들에도 상대편에 대한 감정적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계축일기에서는 광해군뿐만 아니라

광해군 측의 나인들 역시 사특하기 그지없는 인물들로 등장하여

어린 아이들이 보기엔 잔인할 수도 있다.

 

허나, 문학은 사회의 반영이라.

지금 이 시대 역시 이 땅에서는 수구반동 세력이 위세를 떨치면서 조그만 개혁세력이라도 짓밟으려 애쓰고,

미국의 퍼거슨 시에서도 흑인들의 반란을 잠재우려 애쓰는 현실을 본다면,

인간의 역사는 신채호의 말처럼

'우리 편'과 '상대 편'의 지난한 투쟁의 기록일는지도 모른다.

 

그래.

차라리 어정쩡한 중립적 기술보다,

이렇게 확실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기술이 역사 서술에 분명한 논점을 제공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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