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알려고 나대지마라~ 다친다...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외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
소포클레스 외 지음, 천병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오이디푸스 이야기는 '플롯'의 관점에서 보자면, 정말 굉장한 작품이다.

출생의 비밀, 살인과 자살... 등 요즘으로 보자면 막장 드라마인데...

너무나도 뻔한 스토리의 전개인 막장드라마와는 달리,

누구나 알고 있던 스토리인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긴장감 만빵인 플롯으로 재배치한 기술이

소포클레스의 능력이다.

마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지면서,

아니기를 아니기를, 그럴 리가 없음을 확신하면서도,

조금의 의혹도 진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당연히 그 고통스러운 가상이 진실임을 알게될 때...

영웅은 몰락한다. 그것이 비극이다.

이 이야기의 주제는 뭘까?

오이디푸스는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들었던 것이 아닐까?

운명이라는 것은,

알고자 캐들어 갈수록 행복한 결말에서 멀어지기만 한다는 충고라든지...

또는 젊음을 유지하는 '이오카스테'의 '하모니아' 목걸이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결국 제 자식과 아이를 낳아 기르게 되는 비극으로 치닫는 현실을 반영하여,

외모 지상주의, 동안 열풍으로 치닫는 인간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도 있을 듯 싶다.

어떤 고난에도 자기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려는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 역시

삶의 앞에 놓인 독배를 거부하지 않고 맞서 나가는 힘이 굉장하다.

문학의 효용이란...

문학 속의 이야기를 실제 이야기라 믿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 허구 속의 스토리를 통하여

현실 속의 모순들과 공존하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리라.

프로이트가 이상한 성적 구도로 비틀어버린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는 다른,

인생의 페이소스를 진하게 느끼게 하는 감동을 문학은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것이다.

운명은 너무 궁금해 할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오늘 하루를 살아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