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 번째 가족 오늘의 청소년 문학 11
홀리 골드버그 슬로운 지음, 김영욱 옮김 / 다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7이라는 숫자를 사랑하는 아이.

외국어 익히는 걸 좋아하고,

의대 교재로 공부하는 초등학생 꼬마 윌로우 챈스.

 

부모가 사고로 죽고, 그를 돌봐주던 부부 또한...

시험에 만점을 받자 부정행위로 간주한 담임교사,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상담 교사에게로 그를 보내지만,
상담 교사 듀크는 아이 발전이나 상담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상담실에서 만난 마이와 오빠 쿠앙하, 쿠앙하는 겉보기에는 적응이 안 되는 어리보기다.

 

마이와 쿠앙하, 그 엄마인 패티 아줌마와 듀크 선생님,

그리고 택시운전기사 자이로 아저씨라는 친구들이 있어 고아인 윌로우 챈스는 홀로가 아니게 된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상황은 슬프지만, 문체가 워낙 낙관적이어서 웃음짓게 되는 구절이 많다.

 

아줌마는 꼭 나 같다. 침묵하는 사람.

나는 그런 자질을 가진 사람을 존중한다.

입 다물 줄 아는 능력은 일반적으로 그 사람이 지성을 갖추고 있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자기 성찰은 홀로 생각하고 분석한다.

종알대면서 성찰하기는 쉽지 않다.(135)

 

뭔 초딩이 이런 생각을 한담. ㅋ

암튼 속에 능구렁이 할머니가 들어앉은 모양이다.

어린 시절, 상처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생각이 깊다.

생각이 깊은 어린 아이... 글쎄, 꼭 행복하다고 보긴 힘들다.

어린 아이는 아이답게 멍청한 게 나을 수도 있다.

 

난 여기 빌레 메모리얼 도서관에서 살고 싶다.

책 = 포근함.

그리고 포근함은 과거의 어떤 것이다.(153)

 

책을 좋아하는 아이.

그것도 꼭 좋아보이지 않는다. ^^

 

침착한 성격은 아줌마의 최고 장점이다.

지금도 그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 온갖 일을 다 겪어 본 뒤에나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성격적으로 뾰족한 날이 다 닳아 바닷가 돌멩이처럼 되어야 가능하다.

어느 쪽이든, 그렇지 않으면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188)

 

전혀 천진난만하지 않은 애늙은이다.

바닷가 돌멩이처럼 날이 다 닳은 성격을 장점으로 치다니.

 

나도 패티 아줌마의 태도를 흉내내고 있었다.

날선 감정들이 사라졌다.

난 바닷가에 놓인 투명한 돌멩이다. 그러니 만일 누군가 날 열심히 쳐다본다면,

내 속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191)

 

결국 패티 아줌마를 닮아 간다.

후견인이 없어 곤란한 아이를 패티 아줌마가 감싸안으려 연극이 벌어지는데...

 

우리가 기대한 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단다.

바라지도 않은 일들이 일어나 버리는 게 세상이지.(217)

 

모든 것은 임시적이다. 패티 아줌마가 잘 쓰는 단어다.(226)

 

춘추전국시대,

장자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었듯,

힘겨운 일이 잦게 일어나는 현대인들에게 확신이란 위험하다.

 

날이 선 사금파리가 되어

가슴에 스~윽, 금을 그을지 모른다.

 

세상은 임시적이고,

바라지도 않은 일들이 일어나 버림을 인정하는 것이,

슬프게도 처세법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을 둘러싼 성장소설이지만,

다분히 철학적이고,

다분히 사고하게 만드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