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거야 - 십대,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할 것들
강신주 외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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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돌아보며 말한다.

그때 내가 다른 길로 갈 수 있었다면...

아이들은 길을 몰라 묻는다.

이길도 저길도 다 자신이 없는데...

 

이 책은 힘없는 책이다.

작가들도 다들 나름대로 어떤 분야에서는 태두의 역할을 한 사람들이지만,

그들 역시 살아보니 삶은 답이 없더라는 이야기를 겸손하게 할 따름이니, 힘이 없다.

 

정치가나 기업가들에게 물었다면, 이렇게 살아라... 하는 헛소리를 지꺼릴지는 모르지만,

그 말들 역시 답없기는 마찬가지.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가 투명하게 보였으면...

불확실한 자신의 현재가 너무도 불안해서,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른들은 이미 결정되어버린 자신의 지난날을 후회하면서,

내가 너였다면, 이렇게 살 것이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어른들 거의가 청소년으로 돌아가 이렇게 입시지옥의 수렁에 빠져 살라고 한다면,

돌아가고 싶지 않을 듯 싶다.

 

많은 이들이 자기의 청소년기를 이야기하지만, 그 시기가 소중한 것은 맞지만,

그 시기가 어떤 성장의 과정에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였던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살아지는 것이 삶이니, 정답은 애초에 없는 것.

 

그렇지만, 청소년기에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좋을지...

김애란은 끝도없이 질문을 하라고 한다. 엄마의 아빠는 뭐했어? 할머니 아빠는 뭐했어?

그래. 과거가 곧 미래니 좋은 방법인데,

수십 년 사이에 세상이 너무 휙~ 변해버려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듯도 싶다.

 

함돈균이 남긴 이야기는 들을만 하다.

그렇지만... ㅋㅋ 살면서 공부하기에도 집중력이 부족한데,

이것 또한 힘든 노릇.

 

여러분의 나이에는 누구와 만나 무슨 대화를 나누고

어떤 이야기를 듣는지가 앞으로의 생을 좌우한다.

그러한 만남을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여러분은 주위 세계에 깨어있어야 하지 않을까.(191)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것은, 단계를 건너뛰는 분절적인 세상이 아니다.

아이가 하루하루 살다보면, 어른이 되어있는 것이다.

 

힘들다.

그래서 인생의 네 가지 고통 중,

새--------------------------------------------앵, 노-----------------------오, 벼------영, 사!

생의 고통이 가장 지속적이고 끈질긴 것이다.

고통스러우니... 후회할 일도 많을 것이다.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

무조건 응원하기.

산전수전 다 겪은 우리 어른들도 되돌아가기 두려워할 만큼 잘 살아 내기 어려운 십대이니,

그 시기를 그냥 살아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장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우리 어른들이 십대들을 무조건 응원하자.

그러면, 십대들은 넘치는 기운과 생명력으로 스스로 잘 헤쳐나갈 것이다.(161)

 

좋은 의견이다.

그렇지만,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어른들이 만든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해서...

응원은커녕 아이들을 더 고통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가진자들은 이 입시지옥을 피해,

외국에서 놀면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아,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는 것이 이 나라임을...

 

아이들도 안다.

세상은 행복보다 두려운 일이 더 많은 곳임을...

그래서 지레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지옥같은 대학 입시와,

불지옥같은 군대와,

가시철조망같은 취업난과,

쥐꼬리같은 월급에 실려가는 새파란 청춘들...

 

그들은 어떻게 살아도 나중에 후회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조금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기억할 수 있도록

정신을 다독거려 도와주고, 힘을 내도록 응원하는 일, 어른들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읽힌다고 큰 도움이 되진 않을 듯 싶다.

다만, 읽은 소감을 나누면서,

자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피력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 만으로도 의미있다 싶어

독서토론동아리 아이들에게 한권씩 사주었는데,

어른들이 좀더 읽고 고민해야할 주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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