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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평점 :
퇴락한 대학가의 상가와 숙소에서
3건의 연쇄 살인이 일어난다.
이 사건들의 내용을 조사할수록,
연관성은 옅어지고,
뭔가가 뒤에서 튀어나올 듯한
복선으로 가득하다.
피아노, 장애인 시설,
결국 엄청난 비밀이 밝혀지는 추리소설의 규칙을
정석대로 따르고 있다.
대학가의 생활을 제법 상세하게 파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젊었을 때 소설.
고헤이가 아버지와 나눈 대화가 인상적이다.
아마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앞둔 친구들이라면 깊은 공감을 했으리라.
나이를 좀 먹었다고 해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둥 훈계할 수 있는 건 아니지.
나 자신도 만족스럽게 알지 못하는데 말이다.
어떤 인간이든
한 가지 인생밖에 경험할 수 없어.
한 가지밖에.
그런데 타인의 인생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오만이지.
길을 잘못 들었는지 아닌지도 사실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
잘못 들었다 여겨지면 되돌아가면 되고,
사람의 인생이란 결국 작은 실수를 거듭하다 끝나는 게 아니겠니?
간혹 큰 실수를 하는 경우에도 그 사실을 외면하면 안 되겠지.
그 후의 일에도 대가를 치르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고 말이야.
그러지 않으면 살 수가 없을 거야, 아마.(479)
그 아버지가 대학가를 일컬어 '반쪽짜리 거리'라고 부른다.
어쩌면, 대학생은 아직 반쪽짜리 인생일지도 모른다.
사회에 나가고, 직업을 가지고, 가정을 책임지는 어른이 되면 좀더 반쪽보다
넘어선 인생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추리소설이지만,
운전에 대한 경고도 주고 있다.
삶은 곳곳에서 마주치는 경고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잘 읽어 나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경고를 위반하여 페널티를 받았을 때는
또 겸손하게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