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온도 - 청소년 테마 소설 문학동네 청소년 22
김리리 외 지음, 유영진 엮음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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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으로서의 청소년.

경제적 독립에서 너무도 거리가 멀고,

부모가 돈을 대주지 않으면 도무지 학교도 다닐 수 없는 아이들.

오히려 부모가 돈을 대주는 대신에

온갖 힘든 공부의 굴레에 얽매이는 존재들...

 

부모는 바람도 피우고, 이혼도 하고, 재혼도 하고,

그러기 전에 무진장 싸우고...

가정의 평화가 무너진지 오래인데,

학교에서의 친구들 사이 역시 수직질서로 재편된 지 오래.

 

시시덕거리는 우정도,

가족간의 무덤덤한 인정도,

아이들에게는 만나기 힘든 온도다.

 

관계의 온도가 적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거나, 과열될 때,

청소년들은 곤란하다.

자기 잘못이 아닌데,

곤란은 자기에게 닥치기 때문이다.

 

이 소설집에서는 자살한 청소년, 이혼 가정의 청소년,

얼굴에 큰 흉을 가진 청소년, 미래가 두려운 청소년,

뭔가를 훔쳐서 비밀을 가진 청소년 등

청소년들의 조마조마한 삶들이 단편적으로 그려져 있다.

 

아이들의 생활을 불안하게 하는 조건들은 무진장 다양하다.

그렇지만, 그 아이들은 해결의 실마리조차 잡기 어렵다.

그럴 때,

비를 맞을 때 위로가 되는 것은, 우산을 씌워주기보다 함께 맞아주는 친구라는 말처럼,

이런 이야기들이 작은 위로라도 될지 모른다.

 

치명적으로 취약한 청소년들의 인간관계의 온도에

관심을 가진 어른들의 소설이 있어,

다행이다.

 

인생은 쓰라린 것일지 모르지만,

인간관계의 온도는 언제나 차가운 것이기만 하지는 않다는 것을

소설로라도 만날 수 있다면, 좋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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