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 무문관, 나와 마주 서는 48개의 질문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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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그는 왜 자꾸 내가 바라는 '동양 철학 시리즈'를 버리고

이렇게 튀는가...

 

아니, 그러고, <무문관>의 관문 없음을... 이렇게 풀이하면, 그게 정석이 될 것인가?

몽둥이로 한 방 맞아야 할 노릇이지만,

요즘 세상은 그러면 폭력이 될 것이고...

 

임제 스님의 400년 후쯤 제자인 '무문' 스님이 남긴 48개의 화두를 '무문관'이란 책이 담고 있단다.

그 48개의 화두를 곱씹어 보자는 좋은 의도이고,

이 참혹한 세상에 왜 이런 글을 쓰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마음 속으로 자꾸 침잠해 갈수록, 세상은 탁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속도 탄다.

 

문이 없는 관문이라...

관문은 성벽의 일부로, 문을 열고 닫음으로써 기능을 가진 건축물이다.

그런 '관문'에 '문'이 없다니...

 

방어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문이 없다는 것은,

문이 뻥 뚫려 있어 이미 관문의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고,

통행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또한 문이 없다는 것을,

문이 애초에 생기지 않은 관문이라면, 그것을 어찌 문이라 부를 수 있으랴... 싶은 것.

 

결국, 자가당착, 자기모순의 상황을 일컫는데,

화두를 붙잡고 자기가 부처임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선문답이 이 책이다.

 

 

 

마흔 여덟의 화두를

강신주가 마음대로 순서를 뒤섞어서 하나하나 적어가면서 읽었다.

 

 

스스로가 부처임을 깨달아가는 길.

온 세상이 깐다삐야~의 세상임을...

화사한 꽃들로 장엄하게 수식된 세상이 이 세상임을 긍정하려는 마음을 이끌어 내고,

자리 이타의 정신으로

깨어 있으며 살라는 의도를 강조하는 책.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런 가치도 없어!'라고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의

주장이 잘못되었으며

강업적이라는 걸 스스로 확신하는 것이

젊은 사람의 소중한 역할이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과 부딪치는 것.(바디우, 231)

 

참 많은 위로가 필요한 시절이다.

그야말로 '힐링'이 필요한 시대.

 

무엇 하나에 얽매이지 않는 영혼을 동경하지만 말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옮겨가기를 몸소 실천해야 함을 가르치려는 책.

 

 

한자가 틀린 곳이 있다.

 

조주 화상이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한 첫 구.

조주구자...의 한자는 개 구에 아들 자를 써야 옳은데,

'거리낄 구'에 '글자 자'를 적었다.(426)

446쪽에서는 옳게 적었다.

편집자들이여... 한자 공부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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