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쇼의 하이쿠 기행 2 - 산도화 흩날리는 삿갓은 누구인가 바쇼의 하이쿠 기행 2
마쓰오 바쇼 지음, 김정례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노자라시오

고코로니 카제노

시무미카나

 

들판의 해골로

뒹굴리라 마음에 찬바람

살 에는 몸

 

이 시로 시작하는 이 책은 '노자라시 기행'이라고도 부른다.

 

이 책들의 장점 중 하나는,

우키요에 (그림)들이 곁들여 있고,

다양한 그림들(바쇼, 부손 등)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여행 기록이라

오쿠노 호소미치에 비하면 시들이 즉물적인 느낌도 강하고, 분량도 적다.

2,3권은 한 권으로 합본했더라도 좋지 않았으려나 싶다.

 

5.7.5, 겨우 17자의 문자로 절단된 상태에서 무엇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분명 무엇인가를 서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리라.

결국 하이쿠의 특징은 '서술의 부정'에 있다.

선에서 말하는 '불언의 언'과 상통한다.(101)

 

이런 설명문을 얻어듣는 것도 이런 책의 묘미다.

시를 읽어가면서 듣는 해설은 길지 않으면서도 오래 남으니까.

 

사이교의 와카는 담담하게 읊어진 그대로이다.

선입감 없는 자유로운 심경의 소유자.

 

길섶에 맑은 물

흐르는 버드나무

그 그늘 아래

잠시 동안이었지만

머물러 쉬었어라.(사이교, 104)

 

거기 대하는 바쇼의 시 역시 그 스승에 그 제자다.

 

논배미 하나

모심고 떠나가는

버드나무로다.(바쇼)

 

원래 하이쿠는 자기들이 속한 가단(좌, 일어로 자) 내에서 불리우던 폐쇄적인 노래였다고 한다.

 

시키는 하이쿠를 문학이며 예술로 보아야 하며, 마코토(진실)을 지향하는 문학임을 선언한 점에서,

바쇼와 통한다고 한다.

 

시키는 하이쿠가 폐쇄된 특정 사회에서만 통용되는 지적인 놀이가 아니라,

세계 전체를 향하여 개방된 진실 탐험의 길임을 선언하였다고 볼 수 있다.(116)

 

바쇼가 17세기 후반 걸었던 들판과 산들,

그가 만났던 자연들은 그 시대의 산물인 죠닌들의 발전된 현대가 많이 망가뜨렸지만,

아직도 그 시심이 남아있는 한,

이런 시들을 읽으며 느껴지는 바는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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