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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쇼의 하이쿠 기행 1 - 오쿠로 가는 작은 길 ㅣ 바쇼의 하이쿠 기행 1
마쓰오 바쇼 지음, 김정례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오쿠 지방은 도쿄의 동북 지방, 시골을 가리킨다.
오쿠로 가는 좁은 길...
이 책은 바쇼의 만년의 작품이지만,
대표작이어서, 그의 기행문 중에 최고로 친다. 그래서 1권으로 번역이 되었다.
세월은 멈추는 일 없는 영원한 여행객이고,
오고가는 해 또한 나그네이다.(16)
이렇게 이 기행문은 시작한다.
가는 봄이여
새 울고 물고기의
눈에는 눈물(21)
이것이 출발할 때의 하이쿠다.
떠나는 자와 남은 자의 눈물 어린 이별 장면이 선하다.
이 책에는 바쇼 또는 부손이 그린 그림들이 하이쿠 감상을 도와준다.
일본어 원문은 미주로 처리하여 참고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자어의 독음을 읽도록(후리가나 또는 요미가나) 배려해주지 않은 것이다.
하이쿠는 눈으로 읽는 시라기보다는,
음률로 읽는 시여서, 그 음이 어떠했을지 상상하는 일이 중요하니 말이다.
한 지붕 아래
유녀 함께 잤다네
싸리꽃과 달님(120)
싸리꽃은 유녀의 상징이다.
그리고 달님은 스님의 맑은 성정이다.
여행길에서는 같은 지붕 아래서 잘 수밖에 없다.
그러하였음을 말했는데,
느낌이 짠하다.
그런 것이 하이쿠다.
정원 쓸어 놓고
떠나고 싶네 절 집에
지는 버들잎(133)
마음이 느껴진다.
버들잎 지던 절 집에서
떠나는 이가 남긴 마음.
정원이라도 쓸어 놓고 떠나고픈... 인연의
있는 듯이 없는 마음...
대합조개가
두 몸으로 헤어져
가는 가을이어라.(392)
이 기행 시집의 마지막 하이쿠다.
후타미...는 조개뚜껑과 몸, 두 사람, 후타미 해변... 등으로 읽을 수 있는...
조개가 떨어지듯, 이별해야하는 상황을 노래한 유명한 시다.
뒷부분에는 '여행하는 시인 마츠오 바쇼'에 대한 설명문이 간결하게 붙어있다.
시대의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바쿠후 초창기의 혼란스러움은 진정되고,
바야흐로 도시를 중심으로 한 시민 계급인 조닌들의 문화가 꽃피기 시작할 즈음.
바쇼는 모순되게도 모든 문물이 도시로 향하고
일찍이 자본주의적 성향을 띠기 시작한 이 시대에
저 변방으로의 여행,
매우 고된 여행을 통하여 하이카이 문학을 완성해 갔다.
그런 그의 모습은 현대 일본인들이 동경하는 것.(213)
바쇼의 3대 기행문
산도화 흩날리는 삿갓은 누구인가 : 비장한 각오
보이는 것 모두 꽃이요. : 외길을 걷게 된 자신의 정신의 변천, 하이카이 문예의 근본 정신 서술
오쿠노 호소미치 : 유전하는 무상함 속에서 인생을 보며 방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 피력.(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