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비밀섬 탐험대 우리들 시리즈 4
소다 오사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문재인이 세월호는 5.18과 같다는 말을 했다.

난 처음에 좀 오버하는 유추란 생각을 얼핏 했다.

그러다가, 이 둘 사이의 묘한 '유사성'들이 차곡차곡 모습을 드러내는 걸 보았다.

 

5.18은 이 땅에서 아직도 민주화 운동이 아니다.

아직도 5.18 광주는 '사태'고 '저항'이었다. 그래서 어떤 권력자들은 그 운동 기념식에 불참함으로써 웅변한다.

5.18은 '폭동'이었다고... 그래서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은 폭도들의 노래는 부를 수 없다고... (한심한 것들...)

조직적인 시민 운동이라기보다는, 부당한 국가의 폭력 사태에 대한 치열한 민중의 저항이었던 것이다.

5.18이라는 국가의 폭압에 의하여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으나,

국가는 아직도 '발포명령자'가 누구인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5.18은 조직적으로 언론 통제를 받아, 외신을 통해 또는 외국의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에 알려지기도 했고,

그 피해자가 유가족 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오랜 세월 사회 개혁의 거름이 되었다.

 

세월호 '사태'는 점차 '저항'의 양상으로 흐른다.

국가의 무능을 넘어서 '방관', '조작, 은폐'를 지나 '억압'으로 치닫는다.

당연히 국가가 나서서 건져냈어야 할 사람들, 그리고 잘못한 사람들에 대한 투명한 조사와 처벌이 신속히 이어졌어야 함에도,

아직도 '재난 콘트롤 타워'가 어디인지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국가적 재난에 대하여 대통령은 제대로 사과한 적 없이 국무회이 석상에 앉아서? 절에도 안 가던 사람이 개국이래 첨으로 부처님 오신날 법회에 참석하여 묘하게? 사과 멘트를 툭, 던지더니, 이제 아예 대놓고 선전 포고격인 '담화'(계엄령 시대에나 나붙던 쪼가리)를 하겠다 하니, 참 한숨이 난다.

세월호가 언제 무엇과 부딪친 것인지 해경의 기록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과적과 과속으로 인한 것이라는데 해경의 비호를 받아 입을 맞춘 선원들만 '살인죄' 운운할 뿐,

조직적으로 언론 통제를 받아, 재외 국민들이나 신문에 규탄 광고를 실을 수 있을 뿐이다.

 

신문과 방송은 이미 청와대의 '악어의 눈물'을 홍보하는 데 여념이 없다.

가엾은 공주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총에 부모를 잃은 사람이라 노인들의 애정이 각별하다.

이번 사건은 가족을 잃은 유족뿐만 아니라, 자식가진 부모, 언제든 위험에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트라우마로 남아, '국가를 믿지 말고 각개 약진' 할 삶을 두려워해야 할 노릇이다.

5.18처럼 사회 개혁의 거름이 될지, 폭압으로 인해 와해될는지 두고봐야 할 노릇이고...

 

이 소년 소설은 '우리들' 시리즈의 4권으로,

일본어 제목은 보쿠라노 미나미노 시마 센소~다.

                     우리들의 남쪽 섬 전쟁.

일본의 남쪽 섬이라 하면 당연히 아름다운 자연을 미군에게 앗긴 오키나와를 뜻한다.

이 소설은 환경 파괴를 막는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일본의 오키나와 인근 섬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기도 하는 소설이다.

 

한국에는 가장 아름다운 섬, 제주도가 있다.

뭍과는 사뭇 다른 풍광과 지질이 신비롭다. 거기 역시 해군기지로 몸살을 앓는다.

한국의 해군기지라면, 제주에 있을 이유가 없잖은가?

인천이나 동해 같은 곳에 있어야지. 제주에 짓는 해군 기지라면, 응당 오키나와와 연결되는 미국의 그것이리라.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파괴되면 여기 찾아오는 의미가 없어지잖아.(46)

 

문제 제기는 참 단순하다.

이야기도 '7일 전쟁'이나 '위험한 아르바이트'에 비하면 단순하다.

 

그렇지만, 소년들에게 '가만히 시키는 대로 하기'만을 가르쳐서는 '살아가는 힘'이 나올 리 없다.

이렇게 소년들을 부추기는 소설이야말로, 더 많이 나올 필요가 있다.

 

어른들의 갑갑한 세상에 저항하면서,

자기들의 목소리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임을 보여주는 소설들이...

 

우린 소년 십자군이거든요.

뭐니 그건?

뭐, 그런 게 있어요. 나쁜 놈들을 혼내 주는 조직이죠.(61)

 

십자군은 '나쁜 놈들을 혼내주는 조직'이 아니었다.

오히려 종교를 이유로 '나쁜 짓'을 한 조직이었지 않나?

기독교도들이 원래 자기들 땅이었다고 전해지는 옛 땅을 찾으려고 이슬람 세계를 파괴한 것이 십자군 전쟁이다.

순전히 자기들 입장에서 기술한 것인데, 이렇게 쓰이는 걸 보니 씁쓸하다.

 

 

틀린 표기와 모호한 문맥...

 

142. 아니오... '아니요'를 써야할 자리에 아니오를 썼다. 이건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맞춤법인데, '예스/노'의 경우 '예/아니요'로 써야 한다. '아니오'는 문장의 끝에서 '그것은 정답이 아니오.'처럼 쓰인다.

 

214. 흡혈박쥐라니... 야에야마 큰박쥐는 나무 열매만 안 먹는데... 나무 열매만 먹는데..라고 해야 옳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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