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5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 시리즈의 잭 매커보이 기자가 이번엔 허수아비와 만난다.

까마귀놀래키기~ the scarecrow가 허수아비란 뜻임을 이번에 알았다.

 

도로시와 여행을 떠나는 허수아비는 '뇌'를 가지고 싶어하는 캐릭터였다.

오즈를 여행하면서 허수아비는 스스로 뇌를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오즈의 마법사는 그렇게, 깨달음으로 현실을 극복하는 교훈을 주기도 하는 동화이기도 하다.

 

오즈의 마법사의 여러가지 트릭들처럼,

이 소설에서 범죄자는 숨어있지 않다.

여느 추리물처럼 마지막까지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긴장감이 이 소설엔 없다.

너무도 태연자약하게 범죄자가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어서,

오히려, 어떻게 해결을 볼까가 걱정될 지경이다.

 

허수아비가 범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

그 표지를 읽어내는 것이 트릭을 풀어내는 열쇠다.

 

프로파일러 레이첼의 '단발 이론'은 멋지다.

 

단발이론이란 것, 혹시 들어본 적 있어?

평생의 사랑을 의미하는 거야.

누구에게나 진정한 사랑은 한 발의 총알처럼 단 한 사람뿐이란 거지.

운 좋은 사람은 그 사람을 만나 그 총알에 일단 가슴이 뚫리면 다른 사람은 아무도 받아들일 수 없대.

불륜, 이혼, 죽음 등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말이야.

그게 바로 단발 이론이야.(194)

 

이렇게 핑크빛 무드로 독자를 꾀어 놓고는,

달콤한 사랑의 입술로 사람을 후려 놓곤,

독자에게 메가톤 급의 펀치를 오른쪽 페이지에서 날리는 작가라니... ㅋㅋ

 

거의 전지적인 상대방은,

휴대전화를 죽이고,

신용카드를 죽이고,

이메일들을 죽이고,

파트너까지 죽인다.

죽여주는 능력자다.

그런 상대방과 맞서야 하는 기자는 참으로 막연한 상태.

 

마이클 코넬리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 소설은 초반엔 연결 고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몰입에 조금 시간을 요하지만,

소설이 거의 마무리될 지점까지 갔는데도,

이제 책이 몇 페이지 안 남았는데도,

멀쩡한 컴퓨터 도사를 만나면서 오히려 독자가 초조함을 경험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기자출신인 작가가 저널리즘에 대하여 보여주는 냉소적인 태도가 돋보이지만,

또한 기자 신분인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애정도 듬뿍 실린 소설.

 

수정할 곳 두어 군데..

 

26. "예, 좋아요, 그리고 미안해요. 무슨 얘긴지 아시죠?" 곧 해고될 노땅 기자 매커보이에게 후임자 새파란 여기자가 하는 소리다. 근데... 저 I'm sorry...는 안젤라가 '미안해' 할 상황은 아니잖을까? 유감이에요... 이런 게 적당하다. 니가 잘려서... 유감이다.  내가 자른 거 아니니, 미안할 일은 아니다.

 

325. 100 메가비트(1Mb는 약 100만 비트)... 컴퓨터 신의 어휘를 번역하면서 실수를 하다니... 여기서는 byte를 바이트로 써야 한다. 1바이트는 8비트이고... 메가바이트, 바이트 라고 쓰는 것이 옳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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