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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최인호 지음, 구본창 사진 / 여백(여백미디어)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1945년생 최인호. 해방둥이로 태어나 전쟁과 가난을 겪은 작가의 세대에는 모든 어머니가 그처럼 억척스러웠으리라.
어류, 양서류, 파충류와 조류, 포유류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앞의 동물둘은 변온 동물이고, 미끈거리는 반면, 뒤의 동물들은 가슴이 따스하다. 조류는 알을 낳으나 부화할 때까지 품어주고, 새끼가 나오면 스스로 날 때까지 먹이를 물어다 준다. 포유류는 한술 더떠 새끼를 뱃속에 넣고 살다가 나서는 제 몸에서 난 즙을 먹인다.
전자처럼 번식되는 존재와는 다르게, 후자는 <독립 개체가 되기까지의 양육>을 수행한다.
가끔 동물의 세계에서 보는 모성은 사람의 그것과 같은 것이 아닐가 한다.
나의 어린 시절도 가난의 때를 미처 벗지 못한 때여서 어머니들의 생존을 위한 몸짓은 가이없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어머니 되기를 포기하는 가정도 많다. 예전처럼 수명이 짧던 시기에는 아들 하나로는 만족스럽지 못해 예비용까지 낳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하나도 너무 많다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과연 개체의 보존이 너무 어렵기 때문일까?
죽음은 100세 이후로 아득히 멀어져 갈 것이라는데, 그 줄기 세포를 잡고 나는 울고 싶다. 이놈의 줄기 세포는 과연 인간을 행복하게 해 줄수 있을 것이냐... 아니다. 아닌 것이다.
육친으로서의 어머니와 누님의 죽음에 대한 작가의 감상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이 수필집의 표지에 자그맣게 쓰인 <가족 소설>의 생뚱맞음은 우리 출판계가 얼마나 돈독만이 올랐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