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이현세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강신주가 힐링은 사기라고 했다.

왜 이토록 위로가 판치는가.

이 사회의 이 시간에는...

 

그건 한국 역사를 무시하고 답을 얻을 수 없다.

시대와 역사의 산물이다.

 

만화가 이현세가 살아온 삶을 이야기한다.

역사의 어두움은 다락방의 붉은 지폐다발처럼 무겁게 인간을 짓누른다.

 

어떤 일에 대한 재능이 좀 떨어진다고 해도 그 일이 살아가는 모든 것인 사람과,

재능은 뛰어나지만 그 일이 여러 가지 수단 중의 하나인 사람을 비교한다면,

단기적으로 볼 때 후자가 더 성공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길게 끝까지 놓고 보면 전자가 이긴다.(72)

 

그는 미술을 하고 싶었으니 색약이란 문턱에 걸려 만화로 빠진 사람이다.

그리고 스스로 천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에게 주어진 연좌제의 그늘과 색약이란 제약이

오히려 만화라는 판에서 그를 뛰어난 인물로 살아가도록 몰아댄 꼴이 된다.

 

성공이란, 삶을 살아놓고 그 발자국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돈을 벌지 못했다고 고흐를 실패한 사람 취급하는 일처럼 천박한 일은 없다.

 

어떤 길로 가든 밝은 낮이 있는가 하면 어두운 밤도 있다.

당장 저 길이 밝아 보여서 그 길로 간 사람은 어두워지면 길을 잃고 헤맨다.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편집광의 길을 선택한 사람은 어둠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간다.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저 너머를 보는 게 아니라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에 몰입하기 때문이다.(77)

 

젊은이들에게 과연 이런 말이 얼마만한 위로가 될는지 모른다.

어둠 속에서는 누구나 두려운 법이니까.

그렇지만 몰입이 주는 힘은 값싼 위로보다 크다. 그걸 믿고 살아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졌는가, 누구보다 실현력을 가졌는가, 둘 다 아니지만 제대로 보는 눈을 가졌는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젊게 살아야 한다.

이것도 흥 저것도 흥 세상만사에 무심해서는 안 된다.

무궁무진한 호기심의 온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85)

 

나이를 먹으면서,

호기심의 온도가 식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흥~ 흥~ 하면서 무심해지려는 나를 자주 느낀다.

그러면서 세상을 핑계삼는다.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취재나 공부를 해서 스토리를 완성하지 않는 편이다.

솔직히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때문이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내일 아침 당연히 내게 또 해가 뜨는 것은 아니다.(181)

 

그래서 그는 혼자서 몰두하지 않고 협업을 한단다.

외로워지지 않으려면 협업에서 시간을 단축하는 힘을 얻어야 할 것 같다.

그의 아들을 기르는 안목도 넉넉하다.

그건 그가 치열하게, 지나치게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생긴 여유리라.

 

삶이 하나의 여행이라면

어디에서 얼마나 쉬다 다음 장소로 이동할 것인지는

본인이 정하도록 차분히 기다려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229)

 

이 책은 삶을 치열하게 살고 몰입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하지만,

또 기다릴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함을 담고 있다.

어차피 삶은 일회성이고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자 애쓰는 에너지 고갈을 즐기는 일만이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에게 마동탁은 최선을 다하는 인물일지 몰라도 인생을 잘 살아온 인간은 아니었다.

엄지처럼 스스로 설 줄 모르는 인물에 대하여 늘 의무감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자신의 삶의 상처에 아파하면서도 투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까치같은 좌충우돌의 인생을 살아온 그,

그가 최고의 인간이라고 여기는 삶은,

매 순간 삶의 짙은 감정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겪어 나가는 까치같은 사람인 모양이다.

 

마음이 소금밭인 사람들,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

삶을 열기도 전에 닫힐까 두려워하는 겉늙은 젊은이들...

모두 이 책은 읽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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