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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나를 참이름으로 불러다오
틱낫한 지음, 이아무개 (이현주) 옮김 / 두레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여러 생을 통하여
삶과 죽음이 있어서
나고 죽고 나고 죽는다.
살고 죽는다는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삶과 죽음이 거기에 있다.
살고 죽는다는 생각이
죽는 순간
참된 삶이 태어난다.
틱낫한 스님의 책 중에서 가장 뜨거운 책이다. 스님의 책은 보통 평온하고 고요하기 그지없는데, 이 책은 베트남 전쟁과 혼란의 시기에 뜨거운 입김들을 불어 넣은 책이므로 고요할 수가 없다.
인터넷으로 25년 전, 살육의 현장의 사진들을 바라보면 이십 년 전 뜨겁던 대학 생활이 되살아온다.
광주의 십자가는 매년 한반도를 달구었고, 그 범죄자를 단죄하는 데 실패한 나라는 아직도 혼란스럽다.
삶은 죽음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것이다. 빛을 내며 타오르는 촛불이 방을 비추면서 길이를 짧게 하듯이... 그러나 그 초는 그 사실을 알 수 없듯이... 초가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은 사실이 아니라, 나의 사념일 뿐.
살고 죽는다는 생각, 모든 고통의 시작과 끝인 삶과 죽음의 두려움을 죽이는 순간, 참된 삶이 태어난다는 역리는 얼마나 간단하면서도 묘한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