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임 - 자책과 후회 없이 나를 사랑하는 법
타라 브랙 지음, 김선주.김정호 옮김 / 불광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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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말라...

 

올해 우리반 급훈으로 걸어두었던 말이다.

한국에서 사는 일은 쉽지 않다.

인간은 힘들면 두려워한다.

질까봐. 견디지 못할까봐.

 

그래서 아이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걸어 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였다.

 

이 책에서 '무가치감의 트랜스'란 말이 등장한다.

스스로가 무가치하다는 생각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상태가 아니다.

자신의 가치를 남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이용 가치가 있을 때만 잠시 부추길 따름.

 

우리가 스토리들 속에 길을 잃을 때,

실제 경험과의 접촉은 끊어진다.(55)

 

행복한 날들은 스토리로 연결된다.

그러나 살다 보면, 오늘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날이 있다.

왜 내가 이 자리에 와있는지,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노라면,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정답을 찾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란 걸, 아니 나보다 더 멘탈붕괴인 상태에 있는 사람도 많음을 알고는

한숨 쉬게 된다.

 

인간은 쉽게 길을 읽고 헤매이는 존재임을 긍정해야 한다.

그리고 단단히 마음 공부할 생각을 해야한단다.

 

격렬한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수용해야 한다.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으로부터 달아나면 내면의 어둠은 더 커진다.(91)

 

중독으로 빠지거나 하면, 순간적으로 고통을 잊을 순 있을지 몰라도,

고통을 이길 순 없다.

그런 것이 이 책의 권유다.

고통에 빠져들기.

 

인간의 삶은 여인숙이다.

매일 아침 새로운 여행자가 온다.

 

기쁨, 슬픔, 비열함 등

매 순간의 경험은

예기치 못한 방문자의 모습이다.

 

이들 모두를 환영하고 환대하라.

 

어두운 생각, 수치스러움, 원한...

이들 모두를 문 앞에서 웃음으로 맞이하고

안으로 초대하라.

 

찾아오는 누구에게나 감사하라.

이들은 모두

영원으로부터 온 안내자들이다.(루미, 114)

 

고통은 불가피하지만 괴로움은 선택.(159)

 

결국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그 마음의 자세는 한 순간에 오지 않는다.

 

영화 '밀양'에서 전도연은 아들을 살해한 원수를 용서하러 간다.

그러나, 살인자는 주님 앞에서 영생을 얻고 이미 용서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교회에서 '거짓말이야~~'를 튼다.

허나, 교회에서 거짓으로 가르치는데도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은

바보라서가 아니라, 괴로움을 선택하기 싫어서, 정신을 교회에 이양한 것에 불과하다.

살인자는 어떤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다.

평생 자기 마음 속에서 평온을 얻을 수 없다.

 

억지로 저항한다고 고뇌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저항이 사라질 때 악마는 사라진다.(219)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인류 역사상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은 아니기 쉽다.

받아들이면 된다. 악마는 나의 저항을 먹이로 자라는 '화'와 같다.

걷어차면 점점 커져서 나를 잡아먹는 괴물 말이다.

 

삶은 '집착으로 인한 고통'이라고 했다.

그 집착은 '내가 소중하다', '남보다 나는 더 중요하다'는 의식이다.

그 의식은 '나를 조금 무시하거나 낮춰볼 때' 저항하게 마련이다.

 

그러면 의식은 악마에 휩싸이는 색성향미촉법의 안이비설신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눈에 거슬리고,

귀에 어긋나고,

코에 비리고,

혀에 쓰고,

몸에 불쾌하고,

정신에 스트레스를 주는...

 

그런 것 조차 모두 0에 수렴하는 존재임을 의지적으로 깨닫는 일이, 곧 '반야'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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