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 제주 애월에서 김석희가 전하는 고향살이의 매력
김석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밥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켰다.

제주도가 나왔다.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기도 하고, 카페를 열기도 하는 젊은 사람들.

제주도에서 찌든 도시 생활의 '대안(代案)'을 찾으려는 사람들 이야기였다.

글쎄, 제주도 참 좋다.

그런데, 제주도 올레길 같은 데 가서 한적하게 걷다오는 데는,

필리핀이나 동남아 3박4일 여행보다 돈이 더 든다는 걸 생각해보면,

글쎄 제주도가 저렇게 관광도시로 변모하는 것이 좋기만 한 일일지 쓸데없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제주도 가서 산다는 김석희의 글을 반신욕하면서 읽었다.

14,000원의 책값을 톡톡히 하게 번역을 잘 하는 김석희의 글발이 가득하길 빌었는데,

반값으로 산다면... 적절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쪽이 지옥같은 삶일 때,

필요한 것은 '저쪽(피안)'인 것처럼 보인다.

한국 정치에서 지옥같은 독재시대, 저쪽에 서있던 김영삼, 김대중이 대안으로 보이기도 했다.

지금 안철수가 위치한 곳이 '저쪽'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곳에 가보면, 그것이 진정한 대안이었는지... 다시 회의하게 될 것이다.

 

오늘 텔레비전에서 히든 싱어 '임창정' 편을 보았다.

히든 싱어를 재미로 잘 보곤 했는데,

오늘 편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그저 가수와 노래가 좋아서... 그 노래를 연습해서 나올 순 있지만,

오늘의 출연자들은 임창정의 모든 것을 자신의 안에 녹이려 했던,

그의 삶을 온전히 사랑했던 사람들이어서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임창정의 팬클럽 이름이 빠빠라기란다.

추측건대 '오빠바라기' 정도의 말일까?

생각은 튀어 임창정이 가수로 활동하던 시절 읽었던 책도 떠오른다.

빠빠라기는 '문명인, 백인'을 일컫는 원주민의 용어다.

돌틈 사이에서 살며, 날마다 뭔가 그리 바쁜체를 하는 사람들...

영혼을 도대체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신선했다.

 

제주도 애월에 터를 잡은 김석희의 번역이 날로 매끄럽기를 빌어본다.

다음엔 번역에 대한, 좀더 전문적인 글을 만날 수 있기를...

번역의 도중에서 만난 치열한 고민들이라면 책을 위해 희생된 나무들에게 덜 미안할 터...

그리고 제주도 통신 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4.3의 눈물 이야기도

그의 개이름 '천둥'에서 울리는 받침 'ㅇ'의 힘처럼

짙은 어둠과 해미를 뚫고 우렁우렁 울려 퍼지는 글들을 써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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