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다릴 앙카 지음, 류시화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채널러, 바샤르 ... 이런 낯선 말이 이 책엔 등장한다.

사실 그 말은 별 뜻 없다. 다릴 앙카라는 사람이 우주의 혼의 주파수를 맞추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일종의 영매라고 할 수 있다. 바샤르는 그 영의 이름이다. 그 이름에는 별 의미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걸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러다 웃고 말았다. 믿는다는 것이 뭔가 싶어서...

사실, 믿음이란 것이 별것 아니지 않은가?

예수 믿고 천당 갑시다 하고 떠드는 할머니들을 지하철에서 많이 만났다.
선생님은 믿을 수 없는 학생을 격려하는 척하면서 한 마디 던진다. "난 너를 믿는다."
바람핀 남자 친구 또는 남편이 여자친구 또는 아내에게 식상하게 하는 말, "날 그렇게 못 믿어?"

믿는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을 그렇다고 강하게 세뇌시키는 강화 행동에 다름 아니지 않을까? 강화된 착각 말이다.

그러나, 저 제목은 얼마나 가슴 떨리게 아름다운지... 이 책을 읽으면서 중반 이후론 평범한 내용도 많았지만, 제목은 정말 맘에 들었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가슴 뛰는 삶. 내가 언제 가슴이 뛰어 봤던가. 그리고 무슨 일을 할 때 가슴이 뛰었나...

초등학교 시절, 만화 속의 환상을 보면서 가슴 떨린 기억이 난다.
가난하고 평범한 현실과 너무도 다른 꿈속의 세계.
그리고 대학교 입학하고 미팅을 기다리면서 가슴 뛰었던 적이 있지만, 결과는 너무도 뻔했다.
그리고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할 때 참 가슴이 많이 뛰었다.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만날 꿈에 부풀어 있을 때, 가슴 뛰었고, 요즘도 3월 2일 아침이 되면 1년에 한 번씩 가슴이 뛴다. 올해는 어떤 운명들을 만날 것인지...

우주의 기운, 바샤르는 우리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은 다른 사람의 거울이 되기 위해서라고 한다. 충분히 자기 자신을 사는 일. 이거, 많이 듣던 말이다.

공자가 말한 극기복례, 부처의 자비, 예수의 사랑, 그런 거 아닌가. 생기긴 다르게 생긴 듯 하지만, 그 파도의 속에는 바다라는 본질이 든 것. 바샤르라는 가상의 신비로운 믿음의 대상을 상정하여 우리 삶의 파도들의 거품들을 들여다 보는 작업은 일정정도 신선한 방식이다.

가슴이 뛰는 일, 그것은 우리를 위한 길이고,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일을 하면 우리의 삶이 매우 풍요로워진다는 것이다.

난 요즘 도서관에 새 책을 빌리러 가면서 가슴이 뛴다. 나를 기다려 줄 책들. 자기 존재를 드러내려 빛나는 책으로 보이려고 보이지 않게 키높이를 하는 책들. 까치발한 책들 중에서 몇 권을 고르는 일은 즐거운 고통이라고 할 수 있다.

바샤르가 남긴 말 중에 심장에 남는 말이 있다.

물건을 떨어뜨리면 줍는가, 주으려고 노력하는가. 나를 만나는가, 만나려고 노력하는가.

해답은 이미 당신들 내면에 있다.

 

물건을 떨어뜨리면 주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몸이 심하게 불편한 상태가 아니라면. 그저, 대뇌의 큰 노력 없이 주으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 수련, 마음 공부, 종교 등의 <말, 말, 말>을 가지고, 그 <지혜, 반야, 다르마>를 배우려고 갖은 꾀를 쓰지 않는가. 노력하는 체 하고 있지 않은가. 그건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닌데... 그저, 주으면 되는 것인데...

 

금강경에서 읽던 말을 바샤르에게서 듣는 기분은 묘하다. 공부를 오래 한다고 알아 지는 것은 아니다. 몰록 어느 순간 알아 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선사도, 도사도, 부처도 모두 죽이라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님의 앞에 나타난 그 많은 나환자들은 모두 죽어가는 육신이었지만, 썩어가는 시체의 부패하는 냄새 가운데 예수님이 계셨던 것이다. 그것을 만나면 되는데, 우리는 만나려고 <노력>만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말고, 는...(나의 그림자가 우리라고 아이들에게 늘 가르치면서, 난 불리할 때면 툭하면 우리를 걸고 나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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