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언젠가 바람이 되어
호시노 토미히로 지음, 이윤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일본어로 적힌 간단한 단상과 예쁜 꽃 그림. 봄 맞이 책으로 제격이다 싶어서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읽다 보니, 전신 마비의 장애인이 입으로 그리고 쓴 그림들이란다.

전에도 동행이란 어느 수녀님의 글과 그림을 본 적 있지만, 이 책은 온 몸이 성하면서도 붓을 잡아본 지 십년도 넘은 나의 감각을 왈칵 뒤집는 책이었다.

나이가 마흔이란 거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한 장애는 지금 당장 없지 않은가. 전에 피아노를 넉 달 배우다가 말았다. 아들 녀석이 피아노를 영 싫어하고, 나도 3학년 담임을 한다는 이유있는 이유로 그만두게 되고,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 만난 수채화로 하여, 왠지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온 몸을 타오르고 있다. 다음 주 중으로 아들 손 잡고 그림 그리는 곳에 몇 군데 다녀보고 싶다. 이제 시간은 나니깐, 그리고 피아노에 비해서 그림은 그리 오랜 기간 배우러 다닐 필요가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되니깐... 사실 피아노도 혼자서 연습해도 되는데... 잘 되지 않는다.

책 읽는 일은 잘 되지만, 다른 걸 지금 새삼 미립이 날 때까지 한다는게 쉽지 않다.

나를 부끄럽게 하는 분들은 다 스승이다. 피아노가 되었든, 그림이 되었든 내 굳어가는 감성을 되살리는 작업을 다시 일깨워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깨워준 호시노 토미히로에게 감사를...

우리 반에 몸이 불편한 석이한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해 주고 싶다. 느낌이 색다르지 않을까?

 

국화

 

기쁨이 모인 것보다

슬픔이 모인 게

행복에 가까운 듯한 느낌이 드네.

 

강한 사람들이 모인 것보다

약한 사람들이 모인 게

진실에 가까운 듯한 느낌이 드네.

 

행복이 모인 것보다

불행이 모인 게

사랑에 가까운 듯한 느낌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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