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여행을 권함
김한민 지음 / 민음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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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고급 카메라에 빠져서 사진을 찍을 때도 난 그것이 못마땅했다.

DSLR이 어쩌고 하는데도, 난 그게 뭔지도 몰랐다.

휴대폰에 달린 카메라 기능도 난 잘 쓸줄 모른다.

 

사진이 담을 수 있는 것은, 마음 속에 남은 것과 전혀 다른 어떤 그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또 그림으로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나는 익히지 못했다.

그래서 선을 몇 개 그어보지만, 이내 스스로 못마땅해서 그만둔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는, 나도 뭔가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힘을 불어 넣어주는 책이다.

작가의 어머니가 그린 그림은 나를 더 용기백배 하게 한다.

 

물론 작가의 그림은 뛰어나다.

내가 그림을 그린대도, 그 수준에 도달할 순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의욕을 살리는 데 작가는 충분히 불을 지핀다.

 

보면서도 실은 아무것도 보고있지 않은 병,

몸은 그 자리에 있지만,

단지 멍하게 있을 뿐 실은 그 자리에 있지 않은 병,

도시에 사는 현대인,

그중에서도 숨가쁜 도시 서울에 사는 사람 중에 이 병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많지 않다.(37)

 

비단 서울 뿐이랴.

현대인들,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보고 느끼는 힘이 현저히 부족하다.

가히 큰 병통이라 할 만하다.

 

잠들기 전 독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 세 명.

 

이탈로 칼비노

이탈리아 소설가.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시선을 가진 사람.

어떤 소재를 택했느냐는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가 관찰하는 순간 모든 것이 특별해진다.

 

세자르 바예흐

페루 시인

요새 대개의 작가들이 제공하는, 그래서 세간에 넘쳐나는

값싼 위로와는 차원이 다른 진정한 위로를 주는

시인 중의 시인, 친구 중의 친구, 사람 중의 사람

 

페르난두 페소아

포르투갈의 시인, 에세이스트

내가 읽어본 중에 가장 깊고 아름다운 일기를 쓰는 사람.

영롱하고 슬프고 따뜻하고 고독하고, 혼자이다.(93)

 

아, 이런 책 속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아름답다.

 

 

이렇게 잘 그릴 순 없겠지만~

마음 속에 비친 세상을 내 나름의 구도로 그려낼 수 있다면,

또 새로운 언어 하나를 배운 것 이상으로,

마음 세상이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읽고, 쓰고... 에 그리고... 까지 취미에 들어간다면...

더 풍요롭게 나이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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