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열정
제임스 마커스 바크 지음, 김선영 옮김 / 민음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인간은 <공부>를 해야 인간다워진다...고 말할 때,

<공부>의 의미는 그때그때 다르다.

 

학교의 공부 역시,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의 공부는 한국 학생들의 공부와 그래서 아주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의 공부는 사회에 편입되기 위한 통과의례로서,

한국 내 경쟁으로서의 공부의 의미가 크다.

인생에 필요한 공부라든가,

철학적 범주를 넓히는 사고의 공부와는 무관하다.

 

이 책의 저자는 '갈매기의 꿈' 저자의 아들이다.

어려서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스스로 재미있어 하는 분야의 공부를 하면서 인생을 실패하진 않았다는 의도로 책을 썼다.

 

그렇다면 이 책의 공부는 '직업, 기술 공부'의 면도 있는 셈이다.

 

이 책의 '공부'에 대한 탐구는,

인생 '공부'의 측면이 강조되어 있다.

 

물론 인생 공부는 수학, 과학 등의 교과목에 대한 공부와는 별개의 '태도'적 측면을 함축하고 있다.

'지적인 측면'은 공부의 극히 일부분일 수 있는 것이다.

그 '지적인 면'의 내용은 시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아버지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었다.

평생 프로그램을 짜본 일이 없지만, 아버지는 컴퓨터의 모국어 배우기를 쉽게 생각했다.

아버지는 어떤 때 보면 인생을 나비처럼 가볍게 산다.

실질적인 어려움은 신경쓰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시작하고 보는 게 아버지의 인생철학이었다.(117)

 

높이 나는 갈매기가 멀리 본다는 책의 저자답게,

세상을 높이서 보면 멀리 앞날이 내다보일 수 있다.

내다보는 사람의 시야에,

인생은 무거울 리가 없다.

무거운 것은 '내 몸'일 따름이니까.

 

157쪽은 삶의 비의를 보여주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지적이란 것은 쓸모와는 다르다.

지적이지 않은 사람도, 사랑, 열정, 봉사..등은 뛰어날 수 있다.

개조차도... 애정표현, 격려, 배려, 응원, 지지 등을 표현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개보다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

 

지능은 도구일 뿐, 핵심은 사랑이다.(158)

 

독서에 대한 생각도 멋지다.

 

단순한 기억보다는

가치있는 '아이디어'와 <관계>를 맺어야 의미있는 독서가 된다.(177)

 

독서는 읽었다는 만족감을 위한 것도 아니고

자랑하거나 교환가치를 위한 것도 아니다.

 

자신의 뇌 속에서 새로운 '가치있는 아이디어와 관계'를 맺는 활동이 독서 과정에서 일어나야 그것이 참된 독서란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192)

 

이런 것을 책에 적을 필요가 있을까?

있다.

실제로 많은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면서, 무의미한 날들로 가득 채우는 날들도 많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세상에 적음을 한탄하면서...

 

그러나, 1%만이라도 자신의 가치가 필요하다면,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되는 것이 삶의 가치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진지하고 고민하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

 

 

꽃들에게 학교가 필요없는 것처럼,

아이들이 정신세계도 저절로 꽃을 피운다.(253)

 

그렇다.

꽃들은 배우지 못했다고 구박받지 않는다.

지적이지 못해도, 그 향기를 스스로 만들 줄 안다.

 

이 책을 읽는 과정은,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마음 수련하는 책을 읽듯,

효용에 애달아하는 나를

본질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이끌어 주었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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