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노암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아침이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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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촘스키는 미국의 횡포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 책이 발행된 2001년 봄에 쓴 것이라서 70-80년대의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반군에 행한 미군의 지원에 대해 비판적으로 쓴 글들이다. 글도 있고, 대담 자료도 있다.

교육이란 사회의 계급 구조를 재생산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하고, 언론이 뒷받침하는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쇼>라는 것이 촘스키의 시각이다.

20:80의 구조가 10:90의 구조로 변해가는 것은 우리 나라의 현실에도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중산층이 줄어드는 구조. 원래 재산을 가진 상류층 외에는 자신의 힘으로 중산층이 되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 계급의 변동이 갈수록 불가능해지는 자본주의의 후기 구조로 우리 사회도 고착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촘스키의 시각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아이들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구사할 수 없는 용어가 있다. "잔돈은 됐어요."하는 말. 어떻게 잔돈이 됐다는 말인가. 자연스레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계층과, 그 잔돈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계층으로 변하는 세계를 그렇지 않다고 말한들 세상을 속일 수는 없는 것.

공교육이니 평준화니 하는 것이 몽땅 거짓이고 허위임이 밝혀지지 않았는가. 예전에는 지엔피가 너무나도 낮았던 예전에, 국민의 구십 프로가 농사를 짓던 그 시절에는 우골탑을 쌓아 대학을 보내고, 대학에서 고시라도 패스하면 신분 상승의 고속 엘레베이터를 타고 중산층으로 안락하게 골인하던 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가진 자들만의 과외와, 가진 자들만의 특수 학교들로 가득한 한국의 교육에서, 평준화라는 것은 허울 좋은 거짓말에 불과한 것일지도...

눈앞에 뻔하게 드러나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교육. 우리에게 노동 삼권이 있다고 거짓으로 행하는 교육. 우리 나라에는 각종 자유가 있다고 하는 교육, 그러나... 그러나... 노동 삼권은 핏빛 시위로 점철된 역사고, 각종 자유는 <의무>에 짓밟힌 사회였음을 감추는 교육. 그래서 국민을 의사 결정에 참여시키기 보다는 방관자의 역할에 묶어 두는 상의 하달식 지배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거짓말로서의 교육>이 공고화되는 방식이라고 촘스키는 날카롭게 지적한다.

거짓을 가르치지만, 체제에 순응하여 체제의 밑바닥 인생을 재생산할 뿐인 썩어빠진 교육을 늘상 개혁해 주기 바라는 어리석은 중생들은 오늘도 자기 자식을 학원에 보내고, 자기 자식만은 썩어빠진 의사놈이나 판사 놈이라도 되길 바라는, 그게 불가능한지도 모르는 한심한 중생들에게, 교육의 가면을 드러내 보이기엔 좀 까다로운 책이지만, 촘스키같은 삐딱선이 석학으로 인정받는 사회인 미국은 그래도 기회가 열린 사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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