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 지승호가 묻고 강신주가 답하다
강신주.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강신주의 책이 좋아진 것은 오래지만,

최근의 책들은 나름의 트렌드를 갖추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쏘옥 맘에 든다.

 

이 책은 지승호가 강신주와 며칠 밤을 새면서 대담한 것을 적은 기록이다.

대담을 몇 번 했다는데,

왜 '인문정신'인지로 시작해서ㅡ 김수영의 정신으로 번져간다.

그의 철학이 왜 '제자백가'로 귀결되는지 이야기하고 있고,

결국 '자본주의'에 맞서는 철학이 되어야 함을 강변하고 있다.

 

가장 인간다움을 지향하는 그의 인문학에서 핵심어는 '사랑'이다.

그의 '김수영을 위하여'가 '김수영을 지향하는' 의미로서의 러브레터였다면,

이 책은 왜 김수영을 지향하는지를 쓰고 있는 'The art of love' 사랑의 기술~ 정도라 볼 수도 있다.

 

이 책은 절절한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모든 인문학의 귀결이기 때문이다.

왜 종교를 뛰어넘는 인문학이어야 하는지... 종교에는 결국 인간을 버리고 신에게로 도피하는 무기력이 내재하기 때문.

 

서로 맨얼굴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에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세밀한 얘기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건 좋은 거죠. 행복하고.(582)

 

가족이나 가정이라고 해서 맨얼굴로 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의 가족은 또다른 가정의 연장이어서, 오히려 가족간의 페르소나가 '화병'을 돋우기도 한다.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성숙해진 다음에 사랑할 때,

내가 독립되어 있는 상태에서 사랑할 때는 다르다.

내 욕망을 내가 선택하는 거니까.

그리고 내가 누군가를 선택한 거니까.

사랑의 기준은 나한테 기쁨을 주는 것인데,

여기서 기쁨이란 그 사람을 만나서 내 삶의 의지가 확장되는 것.

가능성이 더욱 열리는 것.

그 사람을 만나서 삶을 더 누릴 수 있다는 느낌, 확장된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한번 어른이 되면 어른인 것.

자기 욕망을 갖추는 것이 어른이 되기 위한 기본.

핵심은 내가 타자를 선택한다는 것.

저 사람이 있어야 내 삶이 더 확장된다는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타자의 욕망을 선택하는 것.

그럴 때 어른이 되는 것.(567)

 

그가 사랑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아니지만,

올바로 사랑하는 법이 곧 '인문학'이고 '철학'이므로 그의 사랑 이야기는 초지일관 꼿꼿하다.

그래서 그의 글들이 폭신하고 다사롭다.

처절하고 철저하지만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그의 철학은 철저히 사람을 향해 있다.

외롭고 눈물나는 사람, 갑옷 속에 갇혀 답답하기 그지없는 사람에게 그가 내미는 철학의 열쇠.

 

대화로 끝까지 결판을 보자는 것.

그렇게 했을 때 철학자로서 존재감을 느껴요.

내가 살아있을 만한 가치가 있구나,하는

나는 열쇠 찾아주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잃어버린 열쇠를...(99)

 

인문학의 가치는 '공명', '보편성'을 느끼는 데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종교 서적, 자기계발서, 안철수... 등에 기대려는 나 자신이 보이는 행태의 근원을 보게 된다.

다시 말해, 밑바닥을 말끄러미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야말로, 열쇠를 건네주는 셈.

 

게으른 나는, 또는 삶에 바쁘단 핑계로 날마다 대충 건너뛰며 사는 나는,

그 열쇠로 내 마음의 자물쇠를 철컥, 열 용기가 없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또 건성건성 북의 핵심을 두드리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상처받지 않을 권리', 이번에 쓰는 정치 철학,

그리고 앞으로 쓸 사랑과 가족에 관한 책,

이 세권이 지금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드에게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예요.

사람들의 허점과 약점, 비겁함과 남루함, 오해를 바로잡는 책을...(376)

 

그의 책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철학이 '그들'의 이야기를 건너서,

'우리'의 이야기로 넘어와, '나'를 건드릴 때,

인문학적 심성을 가진 자로서의 '나'의 '철학'은 사유되기 시작할 것이므로...

 

바쁘다는 핑계로 '진면목'을 놓치고 사는 '나'에게 '나'를 찾는 여행을 들려줄 그의 철학이야기가 기대되는 것이다.

 

기 드보르의 <스펙타클의 시대>를 읽어봐야겠다.

 

시각문화는 스펙터클을 가능하게 하고,

관조하게 만들고,

실천하지 못하게 한다는 데 그 위험성이 있어요.

드보르의 주장은 우리가 관조하면 관조할수록 더 못살게 된다는 거고요.(472)

 

이 책에선 '시선'의 방향과 주체성, 감각의 중요함 등을 사랑을 소재로 섬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공부의 폭을 넓히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자기계발에 대한 이해도 날카롭다.

 

자기계발과 자살은 사뭇 구조가 유사해요.

(자본주의) 세계를 죽여야지 왜 자기를 죽여요.

서서히 죽이다가 자기계발에 실패하면 죽어요.(489)

 

삶보다 중요한 문제는 '죽음'이다.

마지못해,

비루하게,

그냥저냥

왠지도 모르게,

하루하루,

대책없이,

살아갈 수는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왜 '죽지 않는가?'를 고민한다면,

<어떻게 살 것인지>를 철학해야 하게 될 것이므로...

 

그의 책은 사랑을 가르친다.

어른이 되는 것을 가르친다.

세상을 보지만 말고,

촉감으로 느끼라는 말로 가르친다.

온몸으로 통과하는 것만이,

자기의 철학이 될 것임을...

그래서,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사랑학 원론'으로 이 책을 읽어도 좋겠다.

 

 

425. '교육인적자원부' 인재를 왜 키워요. 그 발상을 없애야 해요. 그게 노무현 정권때 명칭이잖아요. ---> 2001년 국민의 정부 시절에 생긴 이름임.(김대중 정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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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4 0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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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4 1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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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4 13: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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