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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건너는 지혜의 징검다리
구보 순료 / 일출 / 1997년 12월
평점 :
품절
일본의 구보 순료라는 승려가 경전에서 뽑아낸 68편의 이야기들을 간추린 책이다.
크게 9장으로 나누어서,
1. 인생을 되돌아보고 싶은 분께
2. 직장일에 지쳐있는 분께
3. 인간 관계로 괴로워하는 분께
4. 친구가 없어 쓸쓸한 분께
5. 배금주의에 혐오를 느끼는 분께
6. 자신의 능력 이상을 요구하는 사회가 부담스러운 분께
7. 솔직한 자신을 되찾고 싶은 분께
8. 위대한 인간이 되고 싶은 분께
9. 평온한 삶을 원하는 분께
이렇게 아홉 개의 큰 제목을 붙여 놓았다.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고 팍팍하기만 하고,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기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는 선진국도 아닌 주제에 자살률 세계 3위를 차지한다는 대단한 순위를 가지고 있다. 왜 죽는가. 삶이 아무런 재미가 없으니 죽는다. 그러면, 재미로 사는가? 삶이 너무 힘들어 죽는다. 그럼, 힘들지 않은 삶도 있는가? 생각하기도 싫어 죽는다. 얼마나 생각해 보았기에...
젊은이들의 죽음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80년대의 사회적 고민에서 유발된 죽음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풍족한 속에서 자기의 존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과 만나려는 노력이, 철학을 심어주는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느낀다.
남의 눈이 되어 자신을 바라보면 더없이 초라하고 왜소하게 보인다. 옥상에서 부감하는 느낌으로 오그라든 자신을 바라보면서 외로움을 길러 깊어가는 쓰라림을 이기지 못하는 젊음들에게... 비단 불교 뿐 아니라, 모든 생각하는 것을 권하는 책들은, 모든 자기를 찾기를 바라는 책들은, 주제가 종교든, 명상이든, 아니면 단순한 자기 계발이든...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나의 본질>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센千>이 되어 허둥대고 버둥대는 가치없는 삶을 사는 행방불명 되었던 나의 이름은, 본래는 <치히로千尋>였음을 발견한다면 더 큰 악업을 남기는 행동을 섣불리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별을 많이 주기는 어렵다. 번역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문체가 부드럽지 못하다.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법정 스님의 '인연 이야기'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홉 개의 챕터로 나누긴 했지만, 별로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이야기와 해설(마음을 풀어주는 자리) 간에도 <촌철살인>의 설명이랄까, 강의랄까 그런 것을 배우기 어렵다. 정민 선생의 <죽비 소리>의 해설이 주는 <확장된 텍스트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했더라면 별 넷은 줄 수 있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