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뼈
도널드 길버트 지음, 윤구용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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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에 웬 뼈? 차라리 오징어라면 몰라도...

미국인 스님이 재치있는 만화와 함께 진리를 찾는다는 것의 의미를 그린 책이다.

진리를 찾는 개는 늘 <진리를 찾는다는 행위 자체>에 집착하고, 간혹 <진리를 찾았다>고 착각하며, 주변에서 <진리>를 발견한 사람을 놓쳐버리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나>에 대해서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 자체도 인식하지 못하고, 세계의 인식 주체가 <나>임을 놓치고 사는 우리의 일상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이 책은, 일단은 만화로 되어 있어 부담스럽지 않다. 그렇지만, 조금 어렵다. 번역이 잘못 된건지... 아무튼 잘 모르겠지만, 하긴 禪이란 것이 알고 모르는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요즘 명상에 관심을 가지면서 무엇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경우 또렷하게 생각이 맺히지 않고, 나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내 말로 정리하지 못하고, 그저 읽고 수긍하다보면 그것으로 만족스럽다.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면서, 이것 또한 집착이 아닌가... 하여 그만둘까도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으나, 간혹이라도 내가 남긴 기록들을 돌아 볼때 계속 적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이 부족한 것도 나중에 찾을 수 있고, 아, 내가 저 때 저런 생각도 했구나, 하고 깨달을 수도 있으니까...

진리의 길을 잃고 헤매는 개를 보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하게 된다. '이 뼈는 맛있다.'는 것을 못 느끼고 헤매이기만 하는 존재를 보면서... '이 뼈가 맛있음'을 행복하게 누리며 살 수도 있어야 하는 것을... 지금 이 순간이 경이로운 순간이며, 나의 지금의 위치가 정말 감사할 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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