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과 부처 - 현대 물리학과 동양 사상의 만남
토마스 J. 맥팔레인 엮음, 강주헌 옮김 / 황소걸음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과학은 세계를 물질적으로 파악하고, 종교는 정신적으로 파악하는 양분적 시각에 잡혀있던 나에게, 현대물리학은 그 선입견을 깨버렸다. 과학과 종교가 상반된 이원론적 위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로 파악하게 하는 책이다.

이책에는 물리학의 개념들이 많아서 문과형인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공>의 개념으로 대략 이해했다. 아니, 이해했다고 착각했다.

장자의 "그대의 삶은 유한하지만 깨달음은 무한하다. 유한한 것으로 무한한 것을 이해하려 한다면 그대는 결국 위험에 빠질 것이다."는 말은, 우리의 지식으로 세계를 단정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를 일깨워준다.

"여래(진리에 도달한 사람)가 항상 개념과 개념에 담긴 뜻을 사용하더라도 제자들은 그 개념과 뜻의 비실재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래가 법을 설할 때 일상개념을 사용하지만, 그 개념은 강을 건널 때만 사용하는 뗏목과 같은 것이다. 강을 건넌 후에 떳못은 더이상 필요가 없으므로 버려진다. 따라서 사물과 사물에 대한 자의적 개념도 해탈을 얻은 후에는 철저히 버려야 한다."는 부처님의 비유는 기고만장하기만 한 현대과학이 얼마나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던가를 반성하게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나란히 달리는 철길이 지평선 가까이에선 만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듯이, 전혀 상반된 세계일 듯한 이야기들도 시점에 따라, 시각에 따라 그 만남을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을 가르쳐 준 책이다. 그렇지만, 역시 내겐 어렵다. 아인슈타인과 물리학의 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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