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지음, 우계숙 옮김 / 정신세계사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의 ‘초대’는 명상을 통해 일상의 고통들을 이겨내는 이야기다.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고, 평범한 아니 오히려 재수없게도 나쁜 일들이 많이 일어난 여성이다. 두 번이나 이혼했고, 친하던 친구가 큰 병에 걸린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 경험들이 가져다 준 고통을 통해서 명상의 힘을 깨닫게 된 기록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전혀 어렵지 않다. 이론적이거나 추상적인 이야기는 없고 오로지 자기의 경험담 속에서 우러난 진심의 경험이 담담한 어조로 적혀 있다. <초대>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는 명상의 초대라기보다는 <고통>, <슬픔>, <우울함>에 시달린 사람들에 대한 초대장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육아의 고통에 휩싸인 채, 나날을 우울함으로 보내고 있을 수많은 여성들에게, 작가는 단 한마디, <살아라!!!>를 외치고 있는 것이 이 책이라 볼 수 있다. 삶에서 오직 필요한 것은 어떤 환경에서도 ‘계속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의 다음과 같은 말은, 직장일과 육아와 가사 노동의 삼중고에 시달리면서, 빨래통에는 빨래가 가득 넘치고, 싱크대에는 설거지를 기다리고 있는 접시들이 가득하며, 현관에는 신발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마구 얽힌 신발들이 서로를 짓밟고 있는 것을 견디기 힘든 눈으로 바라보는 한 여인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슈퍼 우먼이 될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다.

우선 소중한 것과 긴급한 것부터 한다.

덜 소중하고 덜 긴급한 것은 시간이 나면 천천히 한다.

그리고 별로 소중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것은 과감히 생략해 버린다.”


그런데, 어떤 ‘착한 여자’인가는 소중하고 긴급한 육아를 먼저 하고, 덜 소중하고 덜 긴급한 가사 노동들을 시간이 나면 천천히 하며, 자기를 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무엇을 배우거나 문화 생활을 누리거나 느긋하게 텔레비전을 즐기는 일을 과감히 생략해 버리지나 않을는지... 나는 내심 걱정될 따름이다.


이 책을 보면서 이 땅의 여성들이 사회와 가정과 직장의 트라이앵글에서 얼마나 힘든 자리에 놓여있는지를 새삼 생각한다. 오늘은 집에 가서 아내에게 잘 해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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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3-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오늘만 잘해주지 마시고 매일매일 잘해 주세요! 물론 그러시겠지만...
저도 이책 읽어 볼래요!

글샘 2005-03-0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매일 잘해주려고 노력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