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통신 2005 - 1호                                 부산공업고등학교 1학년 1반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하진 않지만,

도전하지 않는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다.


반갑다. 어제 처음 만난 담임 선생님이다. 내 이름을 알고 있는가? 앞으로 담임 선생님 또는 교과 담당 선생님 성함을 모르면 1,000번 적기 과제를 내주겠다. 적어도 배우는 선생님 성함은 꼭 알고 지내라.

여러분의 부산공업고등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너희의 마음이야 어떤 것이든 새 환경을 맞게 된 것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축하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선생님도 올해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실업계 고등학교로 옮기게 되었다. 그것도 축하할 일이다.


새로 한 해를 맞으며, 또 너희의 새 학교 안내를 겸하여 몇 가지 잔소리를 하자.

첫째,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고교 생활이 되길 바란다. 고등학교 시절은 두고두고 추억이 될 만한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절이다. 이 시기를 목표 없이 방황하는 것은 선생님으로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래서 1학년 때는 적어도 2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도록 하자. 우선 자습시간(8시 30분-9시)을 활용하여 워드프로세서 1급 필기 공부를 시작하자. 내일까지 모두 필기 문제집을 준비해 오기 바란다. 필기는 반드시 1급을 따고 2년 안에 실기는 합격하면 된다. 인터넷 접수는 4/19-4/25까지고, 필기시험은 5/22로 잡혀있으니 적절한 기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한자 검정 시험이 7/30일에 있으니, 5급 문제집을 한 권씩 준비해 오기 바란다. 인터넷 접수는 6.7-6.10까지이다. 이런 자격증 외에 다른 공부를 할 학생은 미리 선생님에게 조용히 이야기하기 바란다.


둘째, 혹시 일반계 고교로 진학하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학생은 그 열등감, 지금 툭, 털어 버려라. 더군다나 기회만 되면 전학갈 계획을 가진 사람도, 꿈을 확 깨기 바란다. 너희가 일반계 고교에서 최하위 성적으로 갈 수 있는 4년제 대학은 우리 학교 졸업생들이 쳐다도 보지 않는 학교들이다. 우리 학교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일반계 학생들이 꿈꿀 수 없는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다만,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1학년때부터 내신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3학년 1학기 수시 모집때가 되면 일반계 학생들이 울상을 지으며 부러운 눈으로 너희를 쳐다보게 될 것이다. 대신, 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수학, 과학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많이 공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게임의 법칙을 알면 게임이 즐겁다.  우선, '게임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하나 생각해 보자. 게임의 법칙 하나. 모든 게임은 시작할 때 레벨 1에서 시작한다. 내가 레벨 1에서 버벅거릴 때 높은 지력과 마법을 쓰는 사람도 원래는 1이었던 거다. 게임의 법칙 둘. 모든 게임은 공정하지도, 공평하지도 않다. 어떤 때는 한 시간 투자하면 한 레벨을 올릴 수 있지만, 어떤 때는 두 시간 투자해도 별로 소득이 없을 때도 있고, 누구는 좋은 아이템을 잘 얻는데, 난 아닐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전혀 공평하지 않다. 인정하면 맘 편하다. 게임의 법칙 셋. 게임은 레벨이 오를수록 어려워진다. 레벨 2로 오르기 위해서는 아주 허약한 몬스터 십여 마리만 처치하면 된다. 레벨 3으로 오를 때는 이십여 마리…. 레벨 10정도 되면 100여 마리. 여기까진 재미있고 쉽다. 하루만에 오를 수도 있다. 그러다가 레벨이 20이 넘어서면 하루에 1레벨 올리기도 어렵다. 3,40 레벨 정도 되면 한 레벨 올리기가 정말 어렵다. 이 때쯤 많은 사람들은 게임을 그만두고 다른 게임을 찾는다. 아니면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새 아이디를 만들거나.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레벨이 오를수록 게임은 어려워진다는 것. 알아차려라. 게임의 법칙 넷. 게임을 하다보면 캐릭터가 반드시 죽는 때가 있다. 그 이유는 너무 어려운 상대를 찾아가서 무리하게 득점을 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 죽지 않으려면 적절한 상대를 찾아 꾸준히 득점하는 것이 요령이다. 게임의 법칙 다섯. 누구나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하면 '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예외는 없다. 게임의 법칙 두 번째에서 게임은 공평하지 않다고 했지만, 게임은 마지막까지 참고 진행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그 기쁨을 나눌 수 있다. 마지막 게임의 법칙. 퀘스트를 적절히 활용하면 업그레이드가 훨씬 쉽고, 그리고, 이 게임의 법칙을 늘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게임이 정말 즐겁다.


그리고 청소 구역에 대해 말해주고, 오늘의 잔소리 끝!

3월의 청소 구역(매월 변경함)

당 번

칠판(윤이 반들반들 나도록 깨끗이 관리)

주번

1분단, 2분단, 3분단 쓸고 닦기

1-5, 7-11, 12-17

유리창 및 창틀

18-25

복도

26-27

쓰레기통, 청소도구함 주변

28-29

특별구역(야구부 1층 화장실 및 화장실 옆 창고 주변)

30-35

수업이 마치면 창문을 활짝 연다. 그리고 자기 책상을 재빨리 뒤로 옮긴 후, 청소 구역에 가서 청소를 한다. 전원 청소를 마치고 돌아오면 종례를 하고 귀가한다. 아침에 지각생이 늘면 등교시간은 당겨지고, 청소를 게을리하거나 하지 않는 사람이 늘면 하교시간은 늦어진다.


우리의 고마운 인연을 소중히 관리해서, 내년에 너희가 2학년 올라가는 날, 너희를 만나 정말 행복했던 한 해였다고 추억하고 싶다.


사람은 밉지만, 가사는 아름다운 노래, 유승준의 「비전」의 가사를 음미해 보며 잔소리를 마친다. 정말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길….


  숫자만 하나씩 밀려나가는 어제와 똑같은 지친 아침을 생각 없이 체념한 듯이 맞이하고 있니? 모두가 똑같은 표준의 시계 그대로 보며 맞춰나가며 그대로 너는 정말로 행복한 거니? 누구를 위한 것도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커다란 날개를 달아! 다시 태어나! 허무하게 남겨진 어제를 벗어나! 높이 날고 싶다면 작은 망설임은 걷어차 버려! 끝없는 미지를 향해 내딛어야 해! 새롭게 시작되는 오늘에 누구도 나를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는 거야 (…울어버린 것만 같은 후회 뒤늦게 밀려올 때 그땐 늦게 될 꺼야 진정한 자신의 바램에 가깝게 가기 위해 꿈을 멈추어서는 안 돼) 네 삶을 사는 것이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그 삶을 위하여 발을 내!딛!어! 그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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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5-03-0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그런 마음은 먹지 마시고... ^^ 우리 애들 잘 자라도록 빌어 주세요. 열일곱의 나이에 좌절을 맛본 아이들의 얼굴은, 예전에 버짐핀 가난보다 정신적 가난이 더 힘든 것임을 생각하게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