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법정 지음 / 이레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법정 스님. 한자 법명을 풀면, 상당히 욕심어린 이름이다. 불법의 최고봉이란 이름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 분은 훌훌털고 산골짜기에 혼자 사신다. 이제 여든이 다 되셨을 연세에, 이 겨울 눈도 많이 내리는데... 걱정이 좀 된다.

몇 년 전에 사 두었던 오두막 편지를 다시 읽다. 책을 다시 읽다 보면 늘 드는 생각.

'정말 나의 기억력은 아무 것도 아니구나...'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은 거의 없고, 오히려 요즘 명상에 관심을 갖다 보니, 더 새로운 글로 보인다.

우리는 얼마나 모르면서 모르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지...

내가 끈질기게 리뷰를 적어대는 이유는 단 하나. 몇 년이 지나서 내가 읽은 책들을 어떻게 읽었는지 반추해 보기 위해서다.

이 책에서 두 구절을 얻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리들의 삶에는 허상과 실상이 겹쳐 있다. 사물을 보되 어느 한쪽이나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꿈은 꿈 자체로서 아름다운 것이지 깨고나면 허망하다. 그것이 꿈인 줄 알면 거기에 더 얽매이지 않게 된다.>

스님은 버리기 위해 속세를 떠났고, 그 절집조차 떠나버렸지만, 가족을 끌어안고, 속세의 명예 이익을 좇으며 사는 나는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버릴지에 늘 흔들리며 산다. 늘 흔들림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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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2-23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선생님 단순히 육신의 나이가 아니라 삶을 수용하고 그 삶을 살아가는 정신적인 나이도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우리 나이에 걸맞게 살고 있나 생각해보아야 하겠지요...
또 때로는 사람을 대할 때 단순히 현생의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적 성숙함을 통해 전후생의 모습을 헤아려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명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니 앞으로 더욱 선생님 자신에 대해 그리고 존재에 대해 깊은 눈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글샘 2005-02-2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재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지만, 깊이에 대해서는 자신도 없고 욕심내지 않으려 합니다. 그저 관심을 두고 꾸준히 생각하려고 마음먹을 따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