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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편지
법정 지음 / 이레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법정 스님. 한자 법명을 풀면, 상당히 욕심어린 이름이다. 불법의 최고봉이란 이름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 분은 훌훌털고 산골짜기에 혼자 사신다. 이제 여든이 다 되셨을 연세에, 이 겨울 눈도 많이 내리는데... 걱정이 좀 된다.
몇 년 전에 사 두었던 오두막 편지를 다시 읽다. 책을 다시 읽다 보면 늘 드는 생각.
'정말 나의 기억력은 아무 것도 아니구나...'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은 거의 없고, 오히려 요즘 명상에 관심을 갖다 보니, 더 새로운 글로 보인다.
우리는 얼마나 모르면서 모르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지...
내가 끈질기게 리뷰를 적어대는 이유는 단 하나. 몇 년이 지나서 내가 읽은 책들을 어떻게 읽었는지 반추해 보기 위해서다.
이 책에서 두 구절을 얻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리들의 삶에는 허상과 실상이 겹쳐 있다. 사물을 보되 어느 한쪽이나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꿈은 꿈 자체로서 아름다운 것이지 깨고나면 허망하다. 그것이 꿈인 줄 알면 거기에 더 얽매이지 않게 된다.>
스님은 버리기 위해 속세를 떠났고, 그 절집조차 떠나버렸지만, 가족을 끌어안고, 속세의 명예 이익을 좇으며 사는 나는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버릴지에 늘 흔들리며 산다. 늘 흔들림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