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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인간의 감정은 얼마나 세밀한가.
감정이 느끼는 파동은 얼마나 섬세할 수 있나?
인간과 인간이 내는 파동이 물결처럼 어우러져,
서로 간섭 현상을 일으키는 점이지대도 있겠지만,
어떤 파동에도 휩쓸리지 않는 소외지대도 있는 법.
이 소설은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는 시선을 통하여,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얼마나 애틋한 파동의 느낌을 가지고 사는지를 보여준다.
이 소설이 가진 장점은 무지 많다.
아름다운 배경의 묘사,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의 대화를 통하여 엮어나가는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덩치 크고 감정이 메마른 듯한 수학선생 출신의
주인공 올리브 키터리지를 통해,
사람이 나이듦에 대하여,
나이들면서 겪는 것들에 대한 아련한 회한을 가득 맛볼 수 있다.
나이가 든다고 해도,
사람의 마음마저 말라버린 나무 밑둥처럼 버스럭거리는 건 아님을,
나이가 들어 피부가 고목처럼 투박하게 변한다 해도,
사람의 마음결은 늘 촉촉한 습기로 가득한 것임을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다.
글을 통하여 삶의 다양한 양태를 풍족하게 맛볼 수 있어서,
흡족한 풍미를 즐기고 난 식사처럼 마음 가득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아름다움'과 '인간다움'에 관해 생각해보기 좋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