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록의 언어영역 학습법
이석록 지음 / 다른우리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수능을 치러본 사람들이라면, 언어영역의 광범위함에 기가 질려본 일이 있을 것이다. 언어영역은 범위도 넓고, 고난도의 문제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작년까지는 시간도 많이 부족했고... 다른 과목에 비해서 공부를 어지간히 해도 성적은 오르지 않는 과목이 언어영역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는 <국어>과목만을 배운다. 물론 국어 과목에는 언어영역의 다양한 장르가 모두 등장하긴 하지만, 국어를 배운 것만으로 언어영역을 준비한다는 것은 무리다. 2학년에서 보통 문학을 주 4시간 정도 배우는데, 결국 학생들은 3학년 올라 가서야 언어영역을 대비하기 시작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언어영역은 19년간(엄마 뱃속에서 부터 엄마의 언어 활동을 태아는 듣고 있었다) 익혀온 언어 능력을 한 시간 반 동안의 시험으로 판별하는 것은 시도 자체가 무리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어쨌든 그 시험의 난도는 정말 높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국어 교사이면서 고3 지도를 연거푸 몇 년 한 나로서도 예순 문항을 꼼꼼하게 풀어 만점을 받은 경험이 별로 없다. 솔직히 만점 내지 최고점을 받을 자신이 없는 것이다.

수학에는 정석이나 개념원리가 있고, 영어는 듣기와 독해, 그리고 간단한 문법이면 되는데... 언어영역에 대한 이런 참고서는 진작에 필요했다. 이제서야 이런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아쉬우면서도 반가운 일이다.

이석록 선생님은 고등학생들이라면 숱하게 만났을 강사다. 그리고 이 책을 지금의 중3들이 읽으면 제일 좋다. 주변에 고등학교 진학하는 동생이나 친구나 조카가 있다면 이 책을 무조건 사주기 바란다. (아, 그 동생이나 친구나 조카가 공부와 담 쌓은 사람이라면 예외일 것이지만...) 예비 고교생이라면 고1,고2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차근차근 독서량을 늘리고, 문학을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접해볼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1인 학생이 있다면, 이 책을 사 주되, 반드시 조건을 달아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데 너무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말라고. 공부 못하는 학생들의 공통점. 이런 책 사주면 형광펜으로 밑줄 치면서 읽어댄다. 이런 책은 공부하는 요령을 가르치는 책인데, 그런 아이들은 이런 책에 목숨건다.

그리고 이제 고3이 되는 고2가 이 책을 볼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이 책은 고3을 위한 책이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이 권하는 대로 언어영역을 공부하면, 재수한다. 그만큼 언여영역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내가 보기에 아이들은 언어 영역을 잘 하고 싶어하지만, 결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기껏 놀다가 2학기가 되면 모의고사를 마구 풀어댄다. 실력이 없으면서 모의 고사만 마구 쳐대는 것은 스트레스를 돈주고 받는 거나 마찬가지다. 언어영역은 기초가 실력이다.

이 책은 언어 영역의 원리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언어 영역을 잘 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 많이 쓰고, 많이 읽게 하는 것이다. 아니, 스스로 많이 쓰고 많이 읽는 자만이 언어 영역에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이 언어 영역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해결하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