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허허당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불이 나면 꺼질 일만 남고,

상처가 나면 아물 일만 남는다.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좋은 기억에 마음이 머물러 있으면 행복할 터인데,

인간은 늘 좋지 못한 기억에 마음을 머물려 두면서,

아이고, 그때 ~~할 것을~~ 하는 어리석은 존재다.

 

어제 단풍을 보러 해남 두륜산 대흥사엘 갔더랬다.

아이쿠, 법당에 꿇어 엎드려 기도하는 어머니들 가득~

낼 모레가 수능일이구나~!

맨날 고3을 가르치면서도 기도하는 어머니들 보고서야, 그 마음이 확~ 와 닿는다.

 

허허당의 그림은 '허당'같기도 하고, '허허'롭기도 하다.

그래서 허허당인가? ㅋ~

 

몇 개의 필선으로 슥슥 그려낸 모습이 전혀 정제되어 있지 않은데도,

그림에서 웃음이 피어나고, 편안함이 우러난다.

그리고, 그림 안에 가득 채워진 중생의 기도하는 모습은,

그대로 하나의 만다라가 되어버린다.

삶이란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대로 기도인 것을...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그리운 사람 하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일이다.

지금 그대는 그런 사람 있는가?

 

손철주 식으로 하면, 화폭에 옮기면 그림이고,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라는데,

그리운 사람이란, 마음 속 가득 그려지면서 그의 행복을 기도하는,

그런 소중한 마음을 품어 가지는 일을 뜻함이리라.

그런 사람 하나 품고 살면, 어지간한 힘듦도 그의 행복을 기도드리며 살아 넘길 수 있을 거다.

 

인생은 농담 조금 장난 조금

이 도리를 알면 그대는 이미 부처요 하늘이다

천진한 농담 속엔

온갖 신들이 웃음을 터뜨린다.

 

다른 말로 하면, 신 나게, 재밌게, 그쯤 되겠다.

부처도 예수도 어려운 말로 '어린아이처럼, 마음을 비워라'하고 이야기하지만,

지금 앉은 자리에서 전심으로 재밌게 사는 것, 그게 하늘의 도리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 나무가 눈물흘리지 않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

그것이 무엇이든 마음을 비우면 통한다.

지금 그대와 마주하고 있는 사람과

혹 마음 통하지 않으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비워보라.(소통)

 

통즉불통, 불통즉통이랬다.

안 통하는 사람과 마주하면 참 답답하다.

정치가 그렇게 모든 직장 생활이 그렇다.

마음을 비우라고? 속편한 소리다. 에혀~

 

감동이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것

무심히 길을 걷다 문득 내 앞에 나타난 소나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가

 

무엇이든 쫓아갈 때는 그의 뒤통수뿐이 안 보여 감동할 수 없다.

고요히 앉아 맞아들일 때, 그의 진면목을 웃으며 바라볼 수 있다.

 

누가 밥을 먹고 나 밥 먹을 줄 안다는 사람 없고

똥을 누고 똥 눌 줄 안다는 사람 없다

진실로 아는 것은 무심히 행할 뿐

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만약 그대가 뭔가를 안다면 밥 먹고 똥 누듯이 하라.

 

박남수가 '새'에서 그랬다.

새는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깃을 부빈다고...

사랑해~라고 종일 외쳐도... 그건 말 뿐이다.

서로 다정한 눈빛 나누면서, 손 마주 잡는 것으로도 천 마디 사랑해~를 넘어갈 수 있거늘~

 

참된 것은 증이 없다

그대는 지금 무슨 증을 가졌는가?

 

자기 소개를 하라고 해 보면,

이름, 소속, 직업, 그리고 변변찮은 모임에 소속된 자신...

참 변변찮다.

 

'참 나'를 증명하는 <증서>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저, '나'를 보여주고 허허 웃을 수밖에...

 

상대가 '허당이구만'하더라도, 그래, 뭐 누구나 허당인 게 인생이지~ 하면 되잖을까?

 

이런 책 읽는다고 삶이 나아지진 않지만,

적어도 잠시 괴롬 내려놓으면, 게가 곧 천국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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